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황홀경’ 공연 15일 해오름극장서 국악과 미디어아트의 만남 ‘황홀경’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협업 무대 전통음악·현대적 미감 어우러진 레퍼토리 구성 최명진 기자

2022년 06월 14일(화) 20:11

국립국악관현악단 관현악시리즈Ⅳ ‘황홀경’ 공연이 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다. 사진은 2부 국악관현악 ‘금잔디’와 함께 선보일 미디어아트. <이이남스튜디오 제공>

광주를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작가가 국악관현악단과 미디어아트 협업 무대 ‘황홀경’을 선보인다.

15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황홀경’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2021-2022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관현악시리즈 네 번째 공연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미디어아트라는 새로운 장르와 협업을 통해 국악관현악에 새롭고 현대적인 ‘멋’을 더한다.

‘황홀경’은 전통음악에 내재된 음악적 깊이와 정서를 유지하면서 현대적 미감을 보여주는 대표 레퍼토리로 구성했다.

1부는 작곡가 김창환의 ‘취(吹)하고 타(打)하다’, 작곡가 장석진의 ‘초토(焦土)의 꽃’, 벨기에 작곡가 보두앵 드 제르(Baudouin de Jaer)의 ‘The Lion Dance’를 연주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음악적 정체성을 대표하는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관객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2부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과의 협업 무대다. 이이남 작가가 선곡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레퍼토리, 국악관현악 ‘금잔디’와 ‘영원한 왕국’을 미디어아트로 구현한다.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활용해 무대 네 면을 둘러싼 음향반사판 전체가 거대 스크린이 되는 구조로 오케스트라 전체가 영상과 혼연일체가 된다.

작가가 상상한 국악관현악이 시각화돼 무대 위로 펼쳐지며 시각과 청각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경험을 선사한다.

미디어아트로 구현할 두 곡은 시각적인 소재와 스토리가 뚜렷한 작품으로, 60인조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라이브 연주와 만나 실제와 환영을 넘나드는 새로운 차원의 음악적 황홀경으로 인도할 것이다.

국악관현악 ‘금잔디’는 작곡가가 중국 요동지역의 고구려 산성을 답사하던 중 발견한 한송이의 꽃을 모티프로 삼은 곡이다. 우연히 발견한 꽃은 험난한 역사를 견뎠던 고구려인과 오늘날의 민중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설정됐다. 이이남은 이러한 주제를 이어받아 밤사이에 피어나 빛나는 한송이의 꽃을 주제로 굴곡진 우리 역사 속에서도 영혼의 빛을 잃지 않는 모습을 상상했다. 이름 없는 꽃이지만 피고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한한 빛을 자아내며 산수(山水)와 함께 만개하는 모습은 모든 구속과 고난의 터널에서 해방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연주하는 극적인 선율과 함께 흩날리는 꽃잎은 역사의 고난이 바람과 함께 지나며 생명력이 물씬 느껴지는 훈풍을 연출할 예정이다.

국악관현악 ‘영원한 왕국’은 작곡가가 북한 평안남도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강서대묘(江西大墓) 내부에 그려진 벽화 ‘사신도(四信圖)’를 우연히 마주하고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이다. 이이남은 고구려 사신도의 강하고 충만한 기운을 무대의 모든 공간에 빛으로 채워 표현한다. 4개의 선율이 흩어지고 교차되며 무한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에 주목해 웅장한 고구려의 기상을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살아 움직이는 듯 박자에 따라 무수한 빛들이 일사불란하게 점멸되는 모습을 통해 사신도가 살아나는 느낌을 전달한다.

이이남 작가는 “국악관현악과 최초로 선보이는 이번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국악관현악의 에너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대중과 소통하는 지점을 만들어내겠다”며 “우리 악기와 우리 음악이 현대적 기술과 예술을 통해 다양한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