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노인일자리 사업 허술한 운영 ‘빈축’ 수행기관, 미참여자 서류조작해 수백만원 불법수급 드러나 郡, 환수조치에 급급…복지부 지침·국가보조금 관련법 무시 오복 기자

2022년 06월 16일(목) 20:22

사진=아이클릭아트

담양군이 시행해 온 노인일자리사업이 허술하게 운영돼 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노인일자리사업을 수행해 온 한 단체에서 서류조작을 통해 수백만원의 국가보조금을 부정적으로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담양군은 부정 지급된 금액만 환수조치에 그치는 등 복지부 지침과 국가보조금 관련법을 철저하게 무시해 온 것으로 밝혀져 빈축을 사고 있다.

16일 담양군에 따르면 노인일자리사업은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만 60세 이상자의 고용촉진을 위해 고령근로자를 채용한 기업에 인건비를 지원해 고령자의 신규 및 계속 고용을 유도하는 정책 사업이다.

이에 군은 지난 2005-2006년부터 A단체와 담양군노인복지관 등 2곳을 노인일자리 사업 수행기관으로 지정해 현재 총 305명의 노인일자리사업비를 지급하고 있다.

매달 1인당 27만원씩 지급되는 노인일자리 사업비는 한 달에 지급되는 금액만 총 8천235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문제는 노인일자리 사업비에 안전장치가 허술하면서 부정 수급행위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담양군은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으로 지정한 A단체 회장 B씨가 1년여 동안 서류조작을 통해 친인척인 C씨에게 사업비를 불법지급한 사실을 적발하고 지난달 280만원을 환수조치 했다.

이같은 부정수급 사실은 지난달 C씨의 보호자로 서류작성에 동행했던 민원인 D씨에 의해 드러났다.

D씨는 “평소 거동이 불편한 80대 노인 C씨의 집을 수시로 드나들며 돕고 있다”면서 “지난달 C씨와 함께 A단체에 함께 방문했고 이미 작성된 서류에 지장만 찍는 것을 보고 허위 조작으로 노인일자리 사업비를 횡령한 것을 의심해 담양군에 신고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서류상 조작으로 불법수급을 확인한 D씨는 지난달 담양군 주민복지과를 방문해 본인을 포함한 2명의 증인 절차를 통해 해당 사실을 폭로했다.

더욱이 문제는 담양군이 노인일자리사업 국가보조금 횡령사실을 확인하고도 환수조치에 그치는 등 절차를 무시한 행정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노인일자리 지원사업을 주관하는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르면 수행기관이 보조금을 부정 집행·수급한 경우 지원금 회수와 당해년도 사업수행 협약 취소 및 다음년도 참여 제한 후 복지부에 신고해야 한다.

또한 국가보조금에 관한 법률에 따라 불법 편취건은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고 조사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환수 이외 절차를 전부 무시한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보조금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액수에 상관없이 지자체는 편취의도와 용도사용 등을 조사해야 한다”면서 “국가보조금이기 때문에 1원이라도 유용된 경우 사한중대 여부에 관계없이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또한 국가보조금의 경우 철저한 관리감독이 이뤄져야 하지만 담양군은 연 2회 점검을 진행할 뿐 별다른 감사를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타 지자체와 비교해 절반 이하의 횟수로 허술한 관리감독이 부정 수급행위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담양군은 절차상 문제는 되지 않는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담양군 주민복지과 관계자는 “연로하고 힘들게 생활하시는 분들을 고려해 C씨에게 환수조치만을 진행했다”면서 “A단체와 B씨에게 2차로 부정수급이 이뤄질 경우 노인일자리 사업 권한을 박탈할 것이라고 강력 권고 조치를 내렸다. A단체는 기관이 아닌 단체이기 때문에 회장의 파면 등은 불가능하고 주어진 임기가 마무리 되는대로 바뀔 수 있다”고 해명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