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부터 장소까지 ‘배려 부족’ 전동 휠체어 충전소 전체 108곳 중 24시간 운영 27곳…북구 단 1곳 김다인 기자 |
| 2022년 06월 19일(일) 2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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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체장애인 B(25)씨는 지난달 북구 소재 복지관에서 전동휠체어를 충전하며 불쾌한 경험을 했다. 충전기가 남자화장실 옆에 위치한 탓에 화장실 안에서 용변을 보는 이의 소리와 냄새를 모두 겪어야 했던 것. 또 화장실을 이용하는 이들의 시선에 시달려 충전하는 2시간 동안 ‘고충’이었다고 전했다.
# 최근 광주시청에서 전동휠체어를 충전하던 C(31·여)씨는 충전기가 엘리베이터 건너편과 무인요금정산기 옆에 위치해 오고 가는 이들과 계속 눈이 마주쳐 충전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한 B씨는 결국 충전을 멈추고 시청에서 빠져나왔다.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설치된 전동휠체어 충전소가 운영시간과 설치 장소 등 실질적 이용에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장애인의 편리한 이용을 위해 공공장소에 마련된 전동휠체어 충전소가 3시간 가량 다수의 시선에 노출된 채 충전해야 하는 장애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이용시간 또한 자치구별 재량에 따라 운영돼 정확한 규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7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에 설치된 전동 휠체어 충전소는 108(동구 16·서구 24·남구 16·북구 24·광산구 28)개소이다. 이들 대부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된다. 이 중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충전소는 총 27개소로 5개 구별로 보면 동구 6개소, 서구 12개소, 남구 4개소, 북구 1개소, 광산구 4개소에 그치고 있다.
휠체어 충전소마다 다른 운영시간과 위치 선정에 따른 배려 부족이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전동휠체어 충전기는 야외에 위치할 경우 눈·비 등 기후에 따라 고장·감전 등의 우려가 있고 내부에 설치된 시설은 해당 관공서, 병원 등이 문을 닫으면 이용이 불가능하다.
전동휠체어 충전소 대부분이 이용 편의를 위해 현관 출입구나 복도, 무인민원발급기 등 시민들의 이동이 잦은 구간에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 광주시청 1층 로비에 위치한 전동휠체어 충전소의 경우 정면에는 엘리베이터와 안내센터, 바로 옆에는 무인요금정산기 등이 놓여있어 훤히 노출돼 있고 휠체어 충전 시 기계 앞에 놓인 기둥과 주변 펜스로 인해 이동에 불편을 초래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동휠체어 이용자들의 불편은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용목 대표는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시간에 구애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기차 충전소처럼 외부에 설치해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덜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충전소 위치 선정 시에도 장애인들이 충전 중 부담감을 느끼고 눈치가 보일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특히 휠체어 충전소와 관련된 광주시의 전체적인 지침이 마련되지 않고 자치구별 재량에 따라 운영되다보니 북구는 거주 인구와 면적에 비해 광주 자치구 중 가장 적은 단 한 곳만을 24시간 충전소로 운영하고 있다.
심지어 북구 두암동 무등사회복지관의 경우 충전소가 남자화장실 옆에 위치해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지난 17일 충전소가 1층으로 이전되는 웃지 못할 사례도 나왔다.
북구 관계자는 “충전소 위치 선정에 신경쓰지 못해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해 이전 조치했다”면서 “충전소 외부 설치 보강 등 빠른 시일 내에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시청 내 전동휠체어 충전소 위치는 회계과와 공간 협의 등을 거쳐 논의 후 유동성이 적은 장소로 이전을 추진하겠다”면서 “충전소 설치 관련 별도 지침 마련 등 장애인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김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