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 앞둔 광주 ‘상습침수구역’ 정비 시급 쓰레기·낙엽 등 배수로 흐름 장애물 허다…피해 불가피 안재영 기자 |
| 2022년 06월 20일(월) 2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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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배수로에 낙엽과 흙이 쌓여 흐름을 막고 있는 곳이 허다하고, 해년마다 침수 피해가 잇따르지만 범람을 막기 위한 모래주머니를 제외하곤 별다른 조치가 없어서다.
때문에 상습침수지역 인근 주민들은 피해 발생 후 수습에 나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식의 행정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바라고 있다.
20일 오전 북구 문흥동 성당 인근.
성당 바로 앞 문흥고가 하부 지지대에는 ‘침수피해 우려 구간’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이곳이 상습침수지대임을 실감케 했다.
실제 이곳 일대는 지난 2020년 8월 집중호우로 자동차 20여대와 도로, 주택, 상가 등 건물 11동이 침수 피해를 입은 곳으로, 이를 예방키 위한 ‘우수저류시설’이 오는 2024년 설치 완료된다.
그러나 정작 배수 시설의 기본인 ‘배수구’ 관리 상태는 엉망이었다.
성당 담벼락을 따라 뒤쪽 아파트로 향하는 배수로 군데군데는 낙엽과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었다.
또 일부 구간은 이미 토사가 누적돼 물이 흐르지 못한 채 고여 있기도 했다.
심지어 물을 내보내기 위해 담벼락에 뚫린 구멍 하나는 유리병으로 막혀 있어 제 기능을 하기 어려워 보였다.
비슷한 시각 찾은 동구 용산동의 한 병원 주변의 배수로 상태 역시 마찬가지였다.
산비탈을 따라 흐르게 돼있는 배수로 곳곳에는 무성하게 자란 잡초와 넝쿨이 엉킨 채 방치돼 있었다.
또 흐르는 물이 모이는 ‘집수장’ 부근 배수로엔 나뭇가지와 쓰레기 등이 쌓이며 원활한 흐름을 막고 있어 집중 호우 시 도로 침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지난 2020년 주택 62채가 침수한 서구 화정동 서석고 인근 주택가에는 ‘수방용 양수기’와 ‘유량계’가 구비·설치돼 있었다.
또 양수기 보관함 바로 옆엔 주택 내부에 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사대(모래주머니) 200여개가 쌓여 있었다.
그러나 이를 본 주민들은 반응은 냉담했다.
사대는 장마와 폭우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임시방편’일 뿐이지 침수를 예방할 ‘해결책’은 아니어서다.
또 지난해 서구 농성·화정동 상습 침수 구역 주민들이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며 ‘오체투지(五體投地)’ 시위까지 벌였음에도 불구,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책위는 ‘2010 극락천 유역 하수관거 정비사업’ 구간 중 E-LINE(서석고 구간)시행이 누락됐기 때문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지난 1월에도 상무대로(왕복 8차 선로)를 가로지르는 배수관 추가 설치를 재차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 현재까지 별도의 시설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상습침수지대 인근 주민들은 다가올 여름 장마를 앞두고 침수 피해가 발생하기 전 관할 행정이 선제적 조치에 나서주길 소원하고 있다.
북구 문흥동 성당 인근 상인 이모(48)씨는 “침수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이 설치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기존 시설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지난 장마 때 큰 피해를 입었던 만큼 관할 행정이 선제적으로 정비에 나섰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서구 서석고 인근 한 주민도 “매년 장마철만 되면 집이 범람하지 않을까 뜬 눈으로 밤을 샌다”며 “곧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별다른 조치가 없어 올해도 편히 잠자긴 글렀다”고 한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서구 관계자는 “지난 2일 주민대책위를 만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에 대한 설명을 드렸다”며 “올해 장마 전까지 1천200㎜ 우수관과 집수장 추가 설치는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이 최근에 이뤄져 두 건에 대한 공사는 6월 말께나 시작될 것 같다”며 “상무대로 건너편 강문외과 인근의 1천800㎜ 하수관 연결 사업도 이르면 올해 말부터나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안재영 기자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