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대표 누각 ‘희경루’ 156년만에 재복원 23일 사직동 광주공원서 상량식…10월 완공 박선강 기자

2022년 06월 21일(화) 20:31

전라도 정도(定道) 천년을 기념해 다시 지어진 조선 시대 목조 건축물 희경루(喜慶樓)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소실과 재건을 반복한 희경루 중건이 마무리 되면 역사문화도시 광주를 알리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시는 21일 “오는 23일 오전 10시 0분 남구 사직동 광주공원에서 ‘희경루 상량 고유제’를 연다”고 밝혔다.

기둥에 보를 얹고 그 위에 마룻대를 올려 건축물 골격을 완성하는 상량(上樑)을 축하하는 의식이다.

희경루는 1451년 지어졌으며 소실과 재건을 반복해 온 지역의 역사적 건축물이다.

조선 문종 당시 신숙주가 쓴 희경루기 등 역사 자료들을 살펴보면 1533년 화재로 소실됐던 희경루는 1534년 광주수령으로 부임한 신한이 다시 지었고, 1866년 중수된 후 일제강점기 시절 멸실된 광주 읍성과 함께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 시대에는 지금의 동구 충장로 광주우체국 인근에 있었지만 이번에 광주공원으로 옮기게 됐다.

광주시는 지난 2009년부터 기본계획 수립 등을 통해 광주공원에 새롭게 희경루를 건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희경루 건축은 복원이 아닌 옛 문헌과 그림에 근거, 원래의 위치 대신 조망 경관이 좋은 다른 장소에 새롭게 건축하는 ‘중건(重建)’으로 불린다.

희경루 중건은 지난 2015년 9월 보물 제1879호로 승격 지정된 희경루 방회도와 희경루기 등 역사 자료들을 통해 옛 모습을 고증했다.

기문에는 희경루에 대해 ‘남북이 5칸이고 동서가 4칸이니, 넓고 훌륭한 것이 우리나라에서 제일이었다. 동쪽으로는 큰 길에 닿았고 서쪽으로는 긴 대탑을 굽어보면, 북쪽에는 연못을 파서 연꽃을 심고 동쪽에는 사장을 만들어 관덕의 장소로 삼으니, 손님과 주인이 이제서야 비로소 올라 쉬는 즐거움을 누리게 됐다’는 글이 남아 있다.

광주시는 조선 명종 때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 제1879호 희경루 ‘방회도’(榜會圖)를 바탕으로 옛 모습을 되살렸다.

전라도 정도(1018년) 천년을 기념해 사업을 추진했으나 다소 지연됐다.

총사업비는 국비 5억원, 시비 55억원 등 60억원이 들어갔다.

광주시 관계자는 “전체 공사는 80%가량 진행돼 10월에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며 “남원 광한루, 진주 촉석루처럼 광주를 대표하는 누각이자 문화자원으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