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운의 캔버스 산책]‘운운(雲云)하다’ 개인전을 마치며 |
 | | ‘마음산책-사주’ |
|
자연은 어느 누구도 치우침 없이 바라볼 수 있도록 주어진, 무한한 이상이 투영된 대상이다.
초기작업은 무한한 이상을 좇아 구름을 소재로 했지만, 점차 더 나아가 자연에 내재된 에너지와 우연을 화면에 포착했다. 이어 철조망의 기억과 상처가 중첩되면서 긋기 작업의 수행(修行)적 행위에 글쓰기와 덧칠하기가 어우러지며 동시에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이르렀다.
되돌아보면 애초부터 내 작업의 출발은 재현으로 규정할 수 없는 초월적인 것을 담고 있다. 쓸쓸하고 담백한 것, 이는 자연계에도 있고 인간 정신상태에도 있는 교집합이다. 구름에서 마음으로, 관조에서 치유로 가는 여정은 모양이 있지만 없는, 역설적인 실체였다. 즉 자연이든 인간의 마음이든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살아있는 생명을 그리는 일이다.
전시를 마치고 마음속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다정한 말들이 돌아다니는 섭씨 29도의 일요일 오후다. 여러 감정이 오고 가지만 그러한 감정이 곧 나는 아니며, 진짜 나는 그저 그 감정을 지켜 볼 뿐이다. 오늘도 불안한 나를 건져내기 위하여 작업을 한다. 그리고 열심히 작업해서 전시를 한다는 것은 고독, 고독, 고독의 위로이다!
좋은 작가는 자신의 관심과 작업을 극단으로 몰고 갈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나에게 더 필요한 것은 절실함과 각성 그리고 용기다. 때론 장소와 작가의 만남은 운명일 때가 많다. 여수 앞바다 장도로 가서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해보자. 예측과 측량이 불가능한 느낌으로 가득한 하늘과 바다로서 공감각적 경험을 새로이 한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대인동에서 화가 강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