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는 것 / 퇴허자
2022년 06월 26일(일) 19:31
퇴허자 광주대각사주지 / 제주퇴허자명상원장
“하나와 둘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잠시 명상에 잠겨 본다. 또 곁들여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과 둘로 나뉘었다가 하나가 된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생각의 꼬리는 계속 이어졌고 마침내 스스로를 PC 앞에 앉혀놓고 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이 글이 많은 분들에게 감동까지는 아니더라도 공감(共感)이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까? 하나와 둘은 본시 모태(母胎)를 함께 한다. 영(제로)이라는 어머니로부터 태어난 자식들이 하나와 둘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한 형제인 ‘하나와 둘’은 만나기만 하면 왜 그리 다투는 것일까? 서로 다름을 내세우면서 말이다.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을 참고해 보면 둘(음양)이 다섯(오행)으로 나뉘었지만 결국 만법귀일(萬法歸一)의 법칙으로 모두 ‘하나’임을 깨우쳐 주고 있다.

한 때 화두로 들었던 ‘만법귀일 일귀하처’는 ‘일귀만법(一歸萬法)’을 만나면서 의문이 사라졌다. 하나와 둘의 본향이 영(제로)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자 이 세상 그 어느 것도 ‘다만 다를 뿐’ 모든 근본은 ‘하나’임을 명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우리의 민요 아리랑을 나는 이렇게도 불러본다. “우리랑~ 우리랑~ 우라리요~ 우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이 아리랑 노래 속에는 ‘우리 다 함께 가자’는 공동체 의식이 살아 있다. “뭉치면 살고 헤어지면 죽는다”는 고 이승만 대통령의 절규는 당시 한국전쟁 이후 우리 민족이 얼마나 처절한 역경에 처해 있었음을 짐작할 만하다.

현재 우리는 남북분단의 현실 속에서 반 토막 난 아픔을 겪고 있다. 그 아픔의 원인이 무엇일까? 물론 미소공동위원회라는 도깨비 집단에 의해서 둘로 쪼개졌지만 근본적 원인은 우리의 다툼과 어리석음, 그리고 나약함에 있었다고 본다. 그래서 나라를 지키려면 힘을 길러야 하고 국민이 하나로 단결되지 않으면 안 된다. 언제까지 우리 민족의 염원이 ‘남북평화통일’이라고 구호만 외칠 것인가? 하나가 되는 것은 그저 되지 않는다. 외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국민들 스스로가 우리는 본래 하나였다는 민족의식을 깨우쳐야 한다. 그래야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우리 후손들 앞에 떳떳해 질수가 있다.

나는 그동안 삼불치(三不恥), “곧 조상 앞에서, 자식들 앞에서 그리고 거울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자”고 누누이 강조해 왔다. 우리 인생의 최 정점의 이상향은 자랑스럽게 살지는 못하더라도 부끄럽게 살지는 말아야 한다. 꽤 성공적인 인생을 살다간 분들의 족적을 들여다보면 한 결 같이 대인관계(對人關係)에서 성공했으며 나라와 민족을 위한 일에도 앞장 서 왔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수 십 여 년 동안 ‘끽다거(喫茶去)’라는 인문학강좌를 개설하고 많은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논하면서 실천철학(實踐哲學)을 강조해 왔다. 석가와 공자, 예수를 비롯한 성현들을 닮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떳떳한 삶은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가 되는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그럼 하나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갖춰야 될 덕목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배려(配慮)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상대를 헐뜯거나 비방하면 반드시 부메랑처럼 내게로 다시 돌아온다. 요즘 가장 흔한 말이 ‘사랑’인데 사랑이란 말의 출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상대에 대한 생각이 바로 사랑이요 배려이다. 내가 먼저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어떻게 상대로부터 배려 받기를 원하는가?

예부터 배려(配慮)는 문자 그대로 ‘짝을 염려한다’는 뜻으로서 부부간의 관계를 의미했다. 부부가 서로 배려하고 화목하면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을 이룬다는 것, 그래서 나온 말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아니던가. 가장 근본은 자신 스스로를 수신(修身)하는 일이다. 절에서 수행하는 일이나 교회를 다니면서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모두 이 수신의 덕목이다. 옛 어른들이 부부간에 서로를 호칭할 때 ‘임자(주인)’라고 부르면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했던 그 문화가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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