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뿐인 ‘일방통행’…운전자·보행자 안전 ‘적신호’ 광주 서구 물류센터·자동차 정비 단지 차량들 역주행 불법 주정차 보행로 침범해 제 기능 상실…단속 시급 안재영 기자

2022년 06월 26일(일) 20:08

지난 23일 찾은 광주 서구 매월 1로 49번길 일대. 이곳은 3차선 일방통행로임에도 불구, 역주행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안재영 기자

“사고가 안나서 다행이지, 일어나면 명백한 인재(人災)죠.”

광주 도심 한 일방통행로가 도로에 보행공간을 확보하고 통행 질서를 확립한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역주행과 불법주정차 탓에 사고 위험 지대로 전락하고 있어 안전 조치가 요구된다.

지난 23일 오전 찾은 광주 서구 매월 1로 49번길.

풍암자동차 매매2단지 방면으로 향하는 이곳 3차선 도로는 차량 교차 통행이 어려워 일방통행로로 지정됐다.

이를 안내하고 운전자들의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길이 약 350m 도로 곳곳엔 ‘일방통행’ 문구가 새겨졌다.

그러나 이날 통행 차량들의 역주행은 빈번하게 포착됐다.

도로 양 옆 물류센터에서 나온 지게차, 이륜차, 배송 트럭 등은 조금이라도 빨리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교차 통행 도로로 우회하지 않고 서부 농수산물도매시장 방면으로 역주행을 이어갔다.

매월 1로 49번길 바로 뒤인 57번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정비·광택 등 차량 보수 업체들을 오가는 운전자들도 각자의 편의를 위해 교통법규위반을 일삼았다.

때문에 정상적으로 주행하던 운전자들은 언제 어디서 역주행 차량이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은 채 전방을 예의주시하며 서행해야만 했다.

이날 차량 광택업체를 찾다가 사고가 날 뻔했다는 김모(28)씨는 “도로 입구 쪽에 분명히 일방통행로라고 써져 있었는데 마주 오는 차량이 있어 깜짝 놀랐다”며 “초행길이라 천천히 다녀서 망정이지 조금만 속력을 냈다면 꼼짝없이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사고 위험은 보행자도 마찬가지였다.

두 도로 양 옆엔 ‘보차분리’ 차원에서 보행로가 조성됐다.

보차분리란 보행자의 안전과 생활환경의 보호는 물론, 교통 소통을 원활하게 할 목적으로 보행자의 보행 공간과 차량의 주행 공간이 물리적으로 구분된 상태를 말한다.

가장 최근 서구가 파악·제출한 관내 일방통행도로 현황에도 매월 1로 49번길과 57번길은 보차분리가 된 상태로 명시됐다.

그러나 실제론 분리가 이뤄지지 않아 보행자들은 도로 위로 걸어 다닐 수밖에 없었다.

불법 주정차가 보행로 전체를 뒤덮다시피 해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특히 매월 1로 57번길은 보행로 위 불법 주정차가 도로까지 침범해 보행자와 운전자 모두 3차선 중 가운데 한 차선으로 통행해야만 했다.

이 탓에 시민들은 역주행과 주정차 등 불법이 만연한 도로를 보며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도록 위반행위 단속과 실질적인 조치를 바랬다.

이날 한 시민은 이곳 일대에 대해 “차량 역주행과 불법 주정차는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기억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됐다”며 “인근 상가 관계자와 주민 모두 자신의 편의를 위해 불법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일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사고가 나지 않아서 망정이지, 언제든 인명 피해가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며 “그런 일이 없도록 행정이 선제적 조치에 나섰으면 한다”고 소원했다.

한편 일방통행은 도로교통법 제 6조에 의거해서 설치된 도로 신호체계로, 도로교통법 제13조에 상 일방통행 구간에 잘못 진입해 주행하는 것도 역주행에 해당된다.

역주행은 신호위반으로 분류되며 통상 승용차의 경우 벌점 20점과 벌금 6만원이 부과된다.

또 일방통행로에서 역주행 사고로 교통치사나 상해를 일으키면 100% 신호위반 과실로 11대 중과실에 해당되며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