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사 31주년에 부쳐]지역위기 해결 혁신 역량 결집이 언론의 제 본분일 것 |
| 2022년 06월 27일(월) 19:39 |
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일명 ‘S(스태그플레이션)의 공포’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정부는 규제 완화 정책 기조를 견고하게 하면서 수도권 초집중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한 위기 상황이다. 전라도 천년의 역사를 함께 한 ‘한 뿌리 상생’이 아니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절박한 인식을 해야 한다. 갈등과 대립을 키웠던 과거와는 단절해야 하는 때다.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에서도 그렇고 글로벌 화두가 된 반도체 산업 육성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자주 만나 소통해야 할 것이다.
우선해서 주민들 사이 공감대를 확장해야 한다. 더 이상의 잡음은 안 된다. 광주 군공항 이전, 광주·전남 행정·경제통합 등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밖의 주요 현안들도 만만한 게 없다. 광주의 경우 강 당선인이 6개월 내 해답을 내겠다고 공언한 어등산 관광단지 개발, 전방·일신방직 부지 활용, 복합쇼핑몰 유치, 전남은 오랜 숙원인 의과대학 설립, 해상풍력 발전, 빛가람혁신도시 활성화 및 공공기관 2차 이전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 전라도 천년 한 뿌리 상생 시급 -
권한이 한층 막강해진 지방의회도 7월1일 임기를 시작한다.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의 각종 정책을 견제·감시하고 예산 심의·의결권을 행사하며 주민의 삶과 밀접한 조례안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로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사무처 인사권 등 명실상부한 위상을 갖췄다. 책임감이 무겁다.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후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총선거가 실시돼 출범한 지방의회는 1961년 5·16 군사정변을 통해 박정희 정권이 집권하면서 해산됐다. 이후 30년만인 1991년 지방자치제가 부활됐고, 1995년 처음으로 단체장 선출을 포함한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져 오늘에 이른다. 하지만 관심도는 의외로 덜한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의 유권자 인식조사 결과, 지방의원 활동을 알고 있다는 응답자는 30.1%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의정활동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어서’(27.4%), ‘지방의회에 대한 관심이 낮아서’(24.4%), ‘정보 확인이 어려워서’(22.0%), ‘홍보 노력이 부족해서’(16.4%) 등이었다. 개선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는 부정부패와 도덕성 부족이 39.7%로 가장 많았고 전문성 부족(33.6%), 부실한 의정 활동(31.1%), 견제 역할 미흡(19.8%), 중앙·정당 정치 예속(19.3%) 등을 꼽았다. 전문성 부족과 청렴도, 자질 결여 등의 복합 원인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낱낱이 드러났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온전히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 적지 않은 역사에도 부끄러운 민낯이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체제에 대한 기대와 우려도 교차하고 있다. 이 당선인은 학생 실력향상과 방학중 학생 급식 지원 방안에 대해 취임 즉시 시행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주문했다. 사교육 비율이 낮고 공교육 의존율이 높은 전남의 현실 아래서 역시 학력회복을 강조한 김 당선인의 신념도 주목받고 있다. 지역 교육계의 대전환을 내다보면서도 일부에서 코드식 인사, 청렴도 하락 등에 대한 걱정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 등 구성원들은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당부한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는 윤석열 정부, 민선 8기 출범 이후 첫 번째인 2023년도 국비 확보활동에 분주하다. 치열하게 물밑 경쟁 중이다. 정부 예산 편성 절차(일정)에 따라 4월까지 각 중앙 부처별로 사업 신청을 마친 상황으로 기획재정부는 1차 심의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임하지만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광주와 전남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노골적 소외와 고립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눈에 보이는 차별을 견제하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 기재부를 포함해 부처에 지역 인맥이 절대적으로 부재한 만큼 민주당 등 정치권의 분발이 요구되고 있다.
- 과감한 변화, 지속적 소통이 해법 -
광주·전남지역 행정도, 지방의회도 아이러니하게 지난 대선과 전국 단위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소수의석 정당과 협치하는 것이 제1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이 기득권에 연연해 뼈저린 반성조차 없이 지방에서 군림한다면 지역의 미래는 사라지고 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호남과 경기, 제주도를 제외하고 지방권력까지 국민의힘에 쏠린 정치적 지형을 극복하는 것,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앞날이 험난하다. 첩첩산중이다. 헛구호인 상생이 아니라, 나눔과 연대의 정신을 발현해야 한다. 지역 균형발전, 지방분권을 주도하는 시대를 손잡고 개척해야 하겠다. 이전과는 달라진 자세로 국비와 현안을 더 꼼꼼히 챙겨야 한다. 천정부지 고물가 등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꼭 추진해야 할 사업도 추가적으로 챙겨야 한다. 속도감 있고 과감한 변화에 대한 열망이 높다.
격동의 시기다. 언론 또한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가장 먼저는 가짜 뉴스를 퇴출시켜야 한다. 뉴스 소비자의 신뢰를 받도록 혁신하며 지역의 정의를 지키며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진력해야 한다. 건강한 비판과 대안 제시는 주어진 소명이다. 시민들의 따가운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광주매일신문은 앞으로도 불법과 비리, 부조리에 맞서 강건하게 싸울 것이다. 창간 30년이 넘은 중추 언론사로, 융복합 미디어의 선두로 본연의 역할에 더욱 정진하겠다고 거듭 약속한다.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함께 잘 사는 행복한 공동체 광주·전남을 위해 지혜롭게 역량을 모을 것이다. ‘정론직필로 지역경제 발전과 문화창달에 기여하는’ 사명을 되새기며 다짐을 새롭게 한다. 그동안 지속적인 성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더 많은 관심을 당부드린다.
-호남을 정치와 신산업 중심으로-
민선 8기 지자체와 의회는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상생을 위한 폭넓은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몸을 사리지 않고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민생부터 살피겠다는 의지가 충만하다. 정치 이념을 떠나 실질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새 정부와 수시로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민주당은 호남이 다시 대한민국 정치는 물론 첨단 신산업의 중심이 되도록 분골쇄신해주길 바란다. 본격적인 지방시대와 동행하기 위해 본보는 시민 눈높이에 맞는 진짜 언론의 길을 가겠다. 풀뿌리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천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또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