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적 포용교육’의 가능성을 생각한다 / 신성진 |
| 2022년 06월 28일(화) 19: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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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육계의 면면을 목격하면서 쉽지 않은 당선인의 앞날이다. 과연 당선자의 선거 승리로 닫힌 교육계를 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외부의 힘에 의해서 얼마나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까? 솔직히 기대를 걸었지만 기대반 걱정반이다.
교육현장은 부인할 수 없는 보수성을 가진 게 사실이다. 시대는 미래를 요구하는데 교육현장은 구호로만 미래일 뿐 과거에 멈춰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변화가 시작됐다. 학교 현장 출신이 아닌 외부 교육전문가의 출마와 당선이지만 실제로 학교 현장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혁신교육을 넘어 혁신적 포용교육을 강조했다. 인권을 중심으로 차이만 강조되는 현실에서 포용은 중요한 방향이다. 혁신은 변화를 이끌고, 포용은 다름을 받아들이는 힘이며, 차이를 아우르는 융합의 여유다. 교육계의 폐쇄성 앞에 남을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이는 포용력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그동안과 달리 변화를 가하기 위해 당선인이 욕심을 과하게 거는 순간 포용의 힘은 무너질 수 있어 염려가 앞선다. 그렇다고 이전 교육감과 다른 행정을 펼쳐달라고 시민의 부름을 받은 당선자 입장에서 지나치게 여유와 방치에 갇히는 순간, 포용은 엇박자가 될 수 있다.
포용은 차이를 다스릴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
처세술의 잠언집이라는 채근담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이 나온다. “땅이 더러우면 초목이 무성하고,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마땅히 더럽고 때묻은 것도 받아들이는 도량을 지녀야 하며, 깨끗한 것만을 좋아하여 혼자 행하려는 마음을 가져서는 안 된다.”
군자는 몸가짐이 너무 깨끗해서는 안 되며, 사람들과의 교유도 너무 분명하게 해서는 안 되며, 온갖 착한 사람, 악한 사람, 어진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두루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동서양의 고전은 인간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포용의 힘을 중요한 리더의 덕목으로 강조했다. 채근담에 담긴 포용은 이미 이전의 공자가 가져야 할 평생 덕목으로 서(恕)를 말했다. 서는 “네가 원하지 않는 바는 남에게도 행하지 말라는 것”이다.
서의 핵심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것이 먼저다. 상대방을 읽는 기준은 자칫 이기적인 나일 수 있다. 내 욕심을 들여다 보고 상대를 살피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렇게 공자는 가장 위대한 지도자는 모든 계파와 개인적인 친소 관계를 초월하여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지도자가 되는 길은 산과 물의 속성을 닮는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과거 광주교육은 오랜 세월 참교육운동을 전국적으로 주도해 온 지역이다. 그것이 건강하든 건강하지 않든 큰 영향력을 끼쳐오고 있다. 정치적 포용 앞에 엄중한 현실이다. 새로운 교육감이 포용의 가치를 높이 꼽더라도 현실 속에서 부딪히는 이해관계는 예상보다 복잡할 수 있다.
미래교육은 융합의 방식을 시대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인문정신과 자연과학, 정치사회와 문화 예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 다양하게 접목되어야 한다. 교육이 잘 되려면 다름을 채울 수 있는 그 차이를 아우르는 힘이 포용이다. 거기에 혁신을 더한다니 더할나위 없다.
그런 점에서 포용의 기치를 높이 든 당선인은 자신의 생각과 현장의 정서가 다르더라도 껴안고 가야 할 과제다. 과연 노자의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상선약수’처럼 공자의 산과 물 역시 유연성을 강조한 것처럼 말이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새로운 광주교육의 첫번째 과제는 포용력있는 리더십이다.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인재발탁을 하면 포용을 온몸으로 실천하는 교육감이 될 것이다. 논공행상의 인재등용이 아니라 반대편의 인재를 끌어안고 간다면 광주교육의 변화를 위해 멋진 한 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