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개통 지연 불가피…광주시, 알고도 숨겼다 <‘강기정 인수위’ 민선 7기 사업 진단> 1단계 3년·2단계 5년 늦춰질듯 3단계도 ‘불투명’ 상생카드 할인 재개·0-5세 무상교육 점진적 확대 박선강 기자

2022년 06월 29일(수) 20:36

광주 도시철도 2호선 노선도 /광주시 제공

광주도시철도 2호선 개통 시기가 광주시의 초기 계획보다 3-5년 가량 지연이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선 7기 광주시는 이 같은 사실을 수년 전 인지하고도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광주시민을 기만한 행정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자의 인수위원회인 ‘새로운 광주시대 준비위원회’는 29일 광주시의회 5층 예결특위회의실에서 인수위원회 최종 자문회의를 열고 민선 7기 추진 사업 진단 결과를 발표했다.

김준하 인수위원장은 “현재 상황으로는 도시철도 2호선 1단계를 2023년, 2단계를 2024년에 개통하겠다는 민선 7기의 초기 계획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1단계(광주시청-광주역 구간 17㎞)의 경우 광주시가 2019년 6월 조달청 공사 계약을 의뢰하면서 이미 1년6개월-2년 늦어질 것을 알았고, 토목공사 54개월, 다른 공사와 모의주행까지 추가하면 2026년까지 지연될 것이라는 것을 인지했다는 게 인수위의 판단이다.

2단계(광주역-첨단-시청 구간 20㎞) 역시 5년 가량 지연돼 2029년 개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수위는 “광주시가 2021년 5월 기획재정부 총사업비 협의 시점에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3단계(백운광장-진월-효천역 구간 4.8㎞) 예상 공사비가 2천200억원에 이르지만 현재 5억원만 남아 있는 상태로 사실상 공사 자체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김준하 위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민선 7기 시장은 ‘추후에 복원하겠다’는 내용으로 지난 1월18일 결재를 완료했다”며 “개통이 늦어진다는 것을 이미 인지했음에도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3단계의 경우 1·2단계 운영 실적에 따라 타당성 검토를 통해 재개 여부를 협의하겠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기재부 입장”이라며 “오는 12월까지 협의가 진행되는 만큼 광주시 도시철도본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광주상생카드 국비 지원 중단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600억원, 2020년 6천억원, 2021년 1조원, 2022년에는 1조4천억원의 광주상생카드 사용이 예측됐음에도 민선 7기에 시비와 국비가 조기 소진됐다”며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국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한다. 비효율적 투자라고 판단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대로 가면 민선 8기가 상생카드 할인율을 없앴다는 오명을 받을 것 같다”며 “사용량, 사용 시민 수가 늘고 있어 시민을 위한 정책 혜택과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 소비 촉진 등을 고려해 할인율 범위에 대해서는 조정이 있을 수 있겠지만 추경 예산 반영을 통해 오는 10월 상생카드 할인 재개 제안을 민선 8기 시장에 올릴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0-5세 무상교육 전면 시행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역 0-5세는 약 3만명, 예산은 322억여원이 필요한데 현 상황에서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인수위의 결론이다.

인수위는 대안으로 민선 8기 임기에 점진적 무상교육이 가능하도록 예산을 확보하는 등 시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0-5세 무상교육은 강 당선자의 공약이기도 하다.

한편, 인수위는 오는 7월7일 최종 보고회를 통해 핵심 현안인 ‘밀린숙제 5+1’에 대한 검토 결과를 제시할 예정이다. 밀린숙제 5+1은 복합쇼핑몰, 백운지하차도, 지산IC, 어등산개발, 일신·전남방직 터, 광주 군공항 이전이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