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도시락 찾는 ‘짠테크’ 청년들의 비애

2022년 07월 17일(일) 19:20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김치찌개 백반은 7천800원, 칼국수 7천800원, 자장면 6천100원, 냉면 8천800원, 삼겹살 1만4천244원, 김밥 2천900원, 삼계탕 1만5천원 등으로 최대 1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에서 대표 외식품목 8개 중 변동이 없는 비빔밥을 제외하고 모두 올랐다. 이에 식사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체하는 일명 ‘편도족’까지 등장했다. 점심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 쥐어짠다는 뜻의 스크루(screw)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 시대와 무관치 않다.

날개 단 물가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0-30대 사이에서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짠테크(짜다+재테크)’ 문화가 급부상하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며 고물가 시대를 헤쳐나갈 자구책을 찾는 것이다. 당장에 식대를 비롯한 생활비 절약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 CU 측은 지난달 도시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7% 신장했으며 GS25도 이달 들어 7일까지 일주일 기간 전년에 비해 49.8%나 늘었다고 전했다.

소비자 물가가 IMF 외환위기 이후 24년만에 최고인 6.0%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개인서비스 중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0%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약 30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학생들은 여유 시간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활비를 충당하는데도 무척이나 버겁다. 직장인들의 경우 동료들과 근처 식당을 이용하거나 함께 배달해 먹었지만 이제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형편에 몰렸다.

청년의 어려움이 커졌다. 동호회 등 취미활동이나 저축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오를대로 오른 외식비가 삶을 짓누른다. 한 푼이라고 아낄 심산으로 편의점을 찾아야 하는 아픈 현실이다. 인생은 한 번 뿐이라며 아낌없이 소비하던 ‘욜로(You Only Live Once)’를 외치던 모습이 사라졌다. 앞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은 적극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나은 미래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