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술 국가주의 시대의 지역의 미래 / 김영집 |
| 2022년 07월 18일(월) 1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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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연구개발특구 일로 대전·전주·부산 특구를 잇달아 방문해서 기업들 과제 평가도 하고 특구를 살펴보는 기회도 가졌다. 각기 첨단 혁신기술을 치열하게 사업화하고 있었다.
연구개발특구는 연구개발을 통한 신기술의 창출 및 연구개발 성과의 확산과 사업화 촉진을 위하여 조성된 지역을 말한다. 이런 특구를 혁신클러스터로 육성하여 지식재산을 창출하고 사업화를 촉진함으로써 국가 성장동력 창출에 기여한다는 것이 특구재단의 목표다.
현재 연구개발특구는 광주·전북·대전대덕·대구·부산 5개 특구와 이보다 작은 규모로 나주혁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14개 강소 연구개발특구가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필자는 오래전인 2005년 광주혁신클러스터 사업 책임자를 할 때 테크노파크 등 첨단 연구기관 기업지원기관 전문가들이 모여 순수 민간주도로 연구개발특구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런 결실이 나중에 첨단을 중심으로 하남 진곡 장성 나노산단을 포함하고 지스트는 물론 전남대·조선대·호남대 등 지역 대학들도 포함하는 광주연구개발특구로 정부가 지정되는 바탕이 되었다.
이런 연구개발특구의 국가 과학기술과 지역산업 육성에서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러나 한정된 재원과 사업 범위, 역량 부족 등으로 연구개발특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다.
작년에 연구개발특구사업을 평가하는 한 회의에 참석했는데 특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된 부분이 특구 성공을 위한 과감한 연구개발과 정주 요건 조성 등 과감한 투자가 부족하고 지자체들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지방 연구개발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혁신 첨단 연구기업들을 대거로 유치하고 기업 대학 연구소들이 협업하는 클러스터를 활성화하며, 여기에 근무하는 고급 연구기술인력들이 살만한 교통 환경 교육 주거 등의 정주 요건을 조성해야 하는데 이런 것은 여전히 희망 사항에 그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연구개발특구 강화는 제쳐두고 현재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각 지자체가 주도하여 기획하고 정부가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을 지원하는 기회발전특구를 내세웠다. 기회발전특구 사업 내용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앞으로 각 지역에서 가장 크게 논의되는 주제가 될 것 같다.
문제는 그간 정부가 추진해 온 산단 혁신클러스터사업, 연구개발특구사업, 유사한 혁신도시 클러스터화사업 등을 기회발전특구 사업과 어떻게 결합하여 시너지를 내게 할 것인가에 있다.
지난 6월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지스트 MBA 학생들과 해외연수를 했다. 그때 기술국가주의에 대한 강의를 들은 바 있다. 기술국가주의(Techno Nationalism)는 한마디로 자유방임 시대가 아니라 국가가 기술혁신 경쟁을 주도하여 기술우위와 독점을 실현함으로써 국제적 힘을 좌우하는 시대를 말한다. 오늘날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술국가주의는 하나의 총성 없는 전쟁이다.
기술이 없으면 바로 도태되고 기술혁신이 일어나면 그것이 중심이 된다. 그래서 미국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국가가 기술중심의 국가주의를 강행하고 있다.
연구개발특구는 기술중심 국가주의를 실현하여 나갈 토대여야 한다. 지역에서도 연구개발특구를 통해 어떻게 기술중심 지방정부 시대를 준비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광주시장은 반도체 기술을 영호남을 비롯한 지방에서 공동 추진해 지역 국가 시대를 준비하겠노라고 했다. 그래서 광주전남이 합동으로 반도체 특구를 기회발전특구로 우선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반도체 특구나 새로운 개념의 창의적 특구가 기회발전특구이면서 동시에 연구발전특구가 되도록 하고 여기에서 새로운 기술중심 국가주의시대의 지역만이 갖는 특화된 강력한 기술혁신을 성공시켜 새로운 경쟁력이 되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지금은 기술이 지역의 힘이고 국가의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