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그림자 / 시 - 김용주
2022년 07월 25일(월) 19:50
검은 잡새들
밝은 빛 견디지 못해
발목 잡고
종처럼 따라 다니다

청정한 곳에서야
손 놓고
주절주절 애 태우며
기다린다

어둠 스며들 때면
둥지 찾은 주인처럼
퍼덕이며 날갯짓 한다

애써
그들 몰아내기 위해
백열등 켜는 일
하루하루 일상이다.

<김용주 약력>
▲ 광주문인협회 부회장
▲ 저서 : ‘추월낭자와 소쇄도령’, ‘희망으로 가는 길’
▲ 수상 : 영랑 문학상 외 다수 수상

-평 설-
김용주 님의 시 ‘그림자’에서의 시적 화자는 그림자를 통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들에 대해 사색하고 있다. 그림자는 검은 잡새라며 시의 문을 열고 있다. 잡새는 여러 가지 새들을 뭉뚱그려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시에서 검은 잡새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부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생각, 부정적인 습관 등일 것이다. 그림자를 검은 잡새와 대비시켜 놓았다. 그림자는 잡새 중에서도 색이 검은 잡새이기에, 제 색깔과 성향이 사라질까 봐 밝은 빛을 견디지 못한다. 마치 부정적인 생각들이 아무리 힘을 발휘하더라도, 밝은 빛이라는 사랑과 희망과 감사 앞에서는 주눅이 드는 것처럼. 그림자는 청정한 곳에서는 손 놓고 애만 태우며 기다린다. 여기서 청정한 곳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맑고 깨끗한 마음가짐, 감사함으로 다가가는 태도,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걸음 등을 의미할 것이다. 그러한 곳에서는 부정적인 감정 같은 그림자가 발을 붙일 수가 없다. 시적 화자는 여기서 깨달음에 이른다.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몰아내기 위해서는 긍정의 힘 같은 백열등을 켜야겠다고. 그 깨달음을 하루하루 실천하며 나아가는 시적 화자가 대단하다. 멋진 깨달음과 실천력에 박수를 보낸다. 검은 잡새의 검정색과 백열등의 흰색 대비까지 시 속에 배치되어 있어 시의 맛이 더 난다. 시는 사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라야 읽을 맛이 난다. 그 맛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독자들, 거기에 시의 특질이 담겨 있다.
이 기사는 광주매일신문 홈페이지(www.kjdaily.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www.kjdaily.com/1658746255580186202
프린트 시간 : 2023년 09월 22일 04:2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