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총장 징계 갈등 조선대 내홍 어쩌나

2022년 08월 04일(목) 19:34

조선대학교가 또 다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총장 징계를 놓고 이사회와 학교 측의 대립이 심화되는 때문이다. 구성원들과 시민들은 2018년 교육부 기본역량평가 탈락 뒤 총장 해임을 둘러싼 법적 다툼 등 극심한 내홍을 떠올리고 있다. 호남 대표 사학의 혼란 상황에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번 문제는 특별한 사유 없이 수업을 거의 하지 않거나 국책지원사업을 앞두고 직원 사표 사태를 주도한 두 명의 일탈 교수에 대한 징계에서 촉발됐다. 법인이사회는 해당 단과대학장 등의 감독 책임 등을 들어 민영돈 총장에게 징계를 요청하라고 요구했지만 학교 측은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징계하지 않았다. 이후 이사회는 민 총장에게 징계안을 올리라고 지시했고, 민 총장은 교원인사위 권한 침해라며 맞받았다.

이사회는 “총장의 징계 제청은 재량이 아닌 의무로, 이사회의 지시를 거부한 것은 사립학교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 총장은 담화문을 통해 “이사회가 교원인사위의 결론과 상관없이 징계를 압박한 것은 부당한 학사 운영 개입이고 총장 권한 침해이자 사립학교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싸움이다.

여기에 교수평의회, 교원노동조합, 학장협의회, 총학생회, 총동창회 등이 ‘조선대학교 학사개입 저지 및 교육자주권 회복을 위한 범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기획조정실장, 교무처장, 입학처장, 취업학생처장, 대외협력처장, 연구처장 등 주요 보직 교수 6명은 집단 사표를 제출했다. 내부적으로도 이사회와 학교 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의견이 일부 갈리고 있다. 전체 회의를 열어 민 총장에 대한 징계를 의결한 이사회가 조만간 양형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선대는 1988년 학내 민주회를 통해 구 경영진이 물러나고 총장 직선제 채택 등으로 외형적 성장을 이뤘으나 구성원 간 갈등과 반목이 여전해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지방소멸과 수도권 초집중화로 지역대학의 위기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체 조직의 혁신 역량을 결집해도 역부족인 현실이다. 화합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조속하고 원만한 수습을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