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드인 광주혁신에 거는 기대 / 김영집 |
| 2022년 08월 22일(월)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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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사람들은 광주 하면 맛의 고장으로 자부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 자녀들은 대구로 맛 기행을 떠난다고 한다. 광주에 뭐 먹을 것이 있느냐면서. 누가 요즘 얼마나 한정식을 먹을까? 광주시가 내놓은 광주 5미가 떡갈비, 한정식, 김치, 오리탕, 무등산보리밥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이 음식이 안 좋다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정말 고객을 강력히 끌어들일 만한 광주 맛 메이드인 광주 대표상품일까? 광주시민마저 이거 먹으러 달려가진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한 말이 ‘광주는 맛도 늙어가는 모양이다’고 했다. ‘맛도’라는 말은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의미다.
오랜만에 광주를 찾은 벗이 있어 문화의 전당과 동명동 거리를 안내했다. 그나마 볼거리, 먹을거리, 사람 모이는 곳이어서다. 이틀간 광주 이곳저곳을 돌아본 벗은 “광주가 대형아파트 숲 말고는 크게 변한 것이 없구나”라고 했다. 내 벗만 그럴까. 대개 들어봤을 만한 말이 아닐까.
필자는 최근 부산, 대전, 전주 등 몇몇 지방 도시들을 둘러보는데 비슷한 느낌이다. 유명했던 전주도 오래전 한옥마을 이상의 새로움이 없다. 그에 비하면 그나마 여수나 신안 같은 곳은 지역의 아름다움과 새로운 콘텐츠로 신선하게 대중을 유혹하고 있는 듯하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광주의 자동차 산업은 GGM ‘캐스퍼’ 신차로 한때 주목을 받았으나, 2개의 완성형 자동차공장이 있는 도시다운 광주 브랜드가 없다. 태양광, 수소, 신재생에너지, 그린 광주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으나 아직 누가 광주를 녹색에너지 도시라고 부르지 않는다. 전력혁신도시가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 브랜드인 광산업은 최근 정체됐고, 반도체·인공지능의 길은 아직 멀다. 한때 골드메카 광주라던 금형산업이나 뿌리산업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물론 광주의료기 산업이나 일부 IT 기업에서 혁신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은 다행이다.
서비스 비중이 높은 광주경제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는 관광, 문화, 마켓, 상권, 전통시장 등 서비스 산업에서도 코로나 고물가 등으로 인한 경기 악화로 큰 타격을 입고 있지만 이렇다 할 혁신과 성과들이 부족한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인지 많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광주노화현상’ 이라 할만하다. 세계중소기업학회장인 김기찬 교수는 자본주의에서 혁신이 없으면 얼마나 위험해지는지의 사례가 일본과 아르헨티나라고 한다. 일본은 토요타의 예처럼 장인정신 기업으로 디지털화를 막았고, 아르헨티나는 말벡와인을 자기들 마시기 위해 수출을 하지 않을 만큼 글로벌화에 역행에서 1세기만에 선진국으로 성장하다 후진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세계 최대 통신회사인 핀란드 노키아가 폐쇄 경영을 하다 망했다. 개방, 혁신, 포용, 창조에 나서지 않으면 광주도 일본, 아르헨티나, 노키아 그리고 수없이 사라져간 도시들처럼 약화될 수 있다. 더구나 지방소멸이 갈수록 심화하는 시대에.
강기정 광주시장은 메인드인 광주의 전통산업을 살리고 그에 기반해서 첨단 신산업을 육성해 광주경제를 살리자는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지금 광주시에 ‘메이드인 광주 정신’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시청, 구청과 공기관도 첨단기업은 물론 전통제조업·각종 서비스업에서도 학교와 사회 전반적으로 기업혁신, 서비스혁신, 공공혁신, 사회혁신의 도전과 혁신으로 새로운 살아있는 미래 희망이 있는 메이드인 광주를 만들어야 할 때다. 광주시가 앞장서야 함은 물론이다. 변화와 혁신은 좌절과 사멸의 대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