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은 민주당을 버릴까 김명진 |
| 2022년 08월 25일(목) 18: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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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핵심지지기반인 호남이 전국평균 37.69%를 밑도는 35.49% 저조한 투표로 민주당에 차가운 경고장을 보냈다. 역대 가장 낮은 광주의 6·1지방선거 투표율 37.7%로 침묵의 회초리를 때린 이후 두 번째 경고장을 다시 보낸 셈이다.
호남 투표율이 전국평균보다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적극 투표 층이 크게 줄었다. 확대명의 기류 속에서 이변의 가능성이 낮아 승패가 이미 기울어 투표에 흥미를 잃었다. 박빙 구도였다면 투표율은 더 높았을 것이다. 이재명의 지지층도 일부는 투표 할 필요를 못 느꼈다. 이낙연계 등 비명 성향 권리당원들은 투표참여의욕이 일찌감치 사라졌다. 하지만 호남민심이 민주당에 대해 싸늘해졌다는 점을 가벼이 보아서는 안 된다. 민심의 변화는 지도부의 정국운영 행태에도 기인하지만 실제로는 지역 국회의원들이 모습과 언행이 가장 영향을 미친다. 단체장과 시·도의원 평가도 영향이 있지만 국회의원들보다는 덜하다. 6·1지방선거 불공정 공천에 대한 불신과 후유증은 여전하다. 당시 기준도 원칙도 없는 불공정 불투명 공천에 대한 거부감이 컸다. 공천시스템이 아닌 특정인의 자기 사람 심기, 사적 인연 공천이 이뤄졌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았다. 싸늘한 호남민심은 재선을 위한 자기사람심기만 우선시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행태에 대한 실망과 심판의 결과이다.
호남 최고위원 선거결과를 보자. 호남 단일 후보로 나선 송갑석 의원은 전북에서 5.82%로 7위를 기록한데 이어 전남 14.55%로 3위, 광주에서도 정청래 의원에 이어 22.27%로 2위에 머물렀다. 호남에서 압도적 득표로 5위안에 들어간다고 장담 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인2표인 최고위원 선거를 감안하면 호남에서 차가운 심판을 받은 셈이다. 친문, 친낙, 586 운동권 등 비명계의 지원을 얻어 지도부에 진입할 가능성은 있지만 호남 대표성을 더 이상 주장 하기는 어려워 졌다.
호남의 저조한 투표율은 민주당은 물론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이다. 호남의 후보라고 내세우지만 호남 대표성을 누가 부여 했나. 냉정하게 본다면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대표라는 게 정확할 것이다. 차기 공천과정에서 지도부에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익을 관철할 통로, 대리인으로서 호남 동료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광주시당위원장 경선에서 평당원인 최회용 후보가 현역인 이병훈 의원을 상대로 40%득표결과는 광주 현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권리당원들의 인식을 보여 주었다. 계파대리전,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 포석 등의 폄하도 있지만 모든 정치행위는 의도가 있다. 세상사가 모두 겹이지 홑인 게 있나. 온도와 습도가 맞아야 발효가 되는 법이다. 현역의원 견제 민심이 밑바닥에 흐르기 때문에 평당원이 40%지지를 거둔 것이다.
그렇다면 대선 지선의 연이은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셀프공천비난까지 받은 이재명에 대해 초기에 승패가 기운 이유는 무엇일가. 우선 이재명이 5개월도 안된 지난 대선에서 1천600만 표를 얻고 0.73%로 아깝게 진 대선후보로 여전히 지지층이 두텁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강력한 대항마 부재. 박용진이 선전 했지만 역부족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전 정권 정치보복과 검찰국가를 착착 준비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에 대해 일사 분란한 지도체제로 강력히 견제하고, 정국주도권을 잡아 제1당으로서 유능하게 국정중심 역할하기를 기대하는 당심과 민심이 표출이다.
8월29일 출범하는 이재명 대표체제의 첫 번째 과제는 경선기간 내내 공격받은 사당화 우려에 대한 불식이다. 통합과 포용의 당 운영은 기본이다. 민주당은 이제 이재명계가 최대계파요 주류이다. 비명 반명도 품을 수 있어야 한다.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넘은 맹목적 추앙분위기는 득보다 독이다. 우선 수박용어부터 쓰지 마라. 더 나아가 민주당의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 전 정권탄압수사, 불공정 인사 등 윤석열 정권의 독주를 유능하게 견제하고 실력으로 민생안정을 챙기라는 주문이다. 싸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싸우라는 명령이다. 이길 수 있는 싸움에만 집중하는 여유도 필요하다.
민주당 정권의 가장 큰 문제는 내로남불이었다. 정권을 뺐긴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민주당 쇄신은 대단한데 있지 않다. 내 안의 내로남불의 싹을 말끔히 잘라내고 더 절제하고 겸손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1년 뒤 성적으로 호남의 평가를 다시 받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