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대표와 호남정치 본사 부회장 |
| 2022년 08월 31일(수) 1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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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전당대회에 대한 호남의 참여와 관심은 높지 않았다. 역대 최고 득표율과 달리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투표율은 향후 신임 대표가 호남정치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전대에서 전체 권리당원 선거인단 117만9933명 중 43만7633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37.09%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8·29 전당대회 투표율 41.03%, 지난해 5·2 전당대회 투표율 42.74%를 하회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권 투표율 경우 광주(34.18%), 전남(37.52%), 전북(34.07%)이 모두 평균을 밑돌았다.
왜 호남민심은 이토록 싸늘해졌을까. 대선을 패배하고도 개혁하지 않는 민주당에 실망했고,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투명하지 못한 공천에 대한 절망의 표현이었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확인한 것은 호남의 낮은 참여와 호남정치의 낮은 존재감이다. 참담하다.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이 호남 단일과 비수도권 유일 후보라는 점을 앞세워 지도부 입성을 노렸지만 이마저 결국 실패했다.
민주당 1번지에, 소위 텃밭, 광주전남에서 최고위원 하나 배출하지 못하고 호남은 민주당의 변방이 되어버린 것이다. 송갑석 후보는 최종 득표율 10.81%를 기록, 6위로 지도부 입성이 좌절됐다. 심지어 호남 단일 주자로서, 전국 권리당원의 32%가 모인 호남지역에서 높은 득표율을 얻지 못한 게 가장 큰 패착이었다. 광주를 지역구로 둔 데다 직전까지 시당위원장에 있었음에도 광주지역 경선에서 22.27%를 얻는 데 그쳤다. 전남에서는 14.55%, 전북에서는 5.82%라는 극히 낮은 득표를 했다.
호남 정치인들의 현주소다. 왜 지역정치인들이 지역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는가. 지역 목소리를 중앙에 대변해야 한다는 명분보다 다음 총선 당선을 위한 수 싸움, 계파 정치, 소지역주의에 골몰하면서 단합하지 못하는 모습 때문에 지역민은 크게 실망하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지도부는 호남을 대변할만한 목소리, 호남을 상징할 수 있는 인물의 배치에 신경써야 한다. 급할 때만 5·18국립묘지 찾아와서 다짐할 것이 아니라 광주정신 호남사상을 대변해 한국정치의 나아갈 길을 제시할 수 있는 호남정치인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한다.
호남인의 이름으로 이재명 새 민주당 대표에게 주문한다.
첫째, 하루빨리 당내 계파갈등을 해결하고 원팀 민주당을 완성해야 한다. 통합과 단결이다. 사분오열된 민주당을 융합시켜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가야 한다.
둘째, 민주당의 텃밭 호남정치 호남정치인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호남을 민주당의 변방으로 치부하고선 전국정당, 뿌리깊은 정당으로 거듭나기 어렵다.
셋째, ‘이재명 민주당’이 민심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은 개혁과 쇄신의 비전을 보여주고 실천하는 길 밖에 없다. 역대급 고물가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환율, 높은 금리로 민생은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상황이다. 민생 정책으로 승부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넷째, 실종된 정치 복원, 공동체정치의 회복이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산물이다. 지금 정치권에서는 ‘정치’를 찾아보기가 어렵다. 정부 여당의 궤도이탈을 견제하며 낮은 자세로 국민과 국익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다섯째, 정권의 잘못을 견제, 비판하면서도 제1 야당답게 대안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협치와 통합, 섬김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에게 지지받는 야당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열망은 지금 민주당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5년만에 정권을 내주고 잇단 전국단위 선거에서 패배했다. 왜 민심의 외면을 받게 됐는지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정책과 혁신, 비전 제시를 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는 중요한 시기에 민주당을 이끌게 되었다. 민주적 공당으로 재건될 수 있도록 혁신하고 또 혁신해야 하며 강력한 리더십으로 각종 악재를 이겨내야 한다.
대표 수락연설에서 밝혔듯이 민생과 경제,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를 되돌리는 퇴행 독주에는 결연하게 맞서 싸우고, ‘재집권을 위한 토대 구축이라는 막중한 임무에 실패하면 시대적 소명도 끝난다는 사즉생의 정신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를 늘 되새겨야 한다.
특히 호남사상, 호남정치의 가치를 숙고해보기 바란다. 호남정치사상은 동학농민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의 역사가 말해주듯 불의한 권력에 맞서 시대를 밝혀온 개혁의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씨를 뿌리고 고난의 세월을 견디며 포기하지 않고 지켜온 개혁의지가 곧 호남정치 핵심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당선시킨 주역처럼 선거 시기마다 특유의 응집력으로 대의명분 있는 전략적 선택을 통해 한국정치를 선도해온 것이 호남정치다.
호남정치가 현재처럼 존재감 없이 무력해 보인 적은 없었다. 지난 대선에서 호남은 광주 81.5%, 전남 81.1%, 전북 80.6% 전국 투표율 순위 1, 2, 3위를 석권했다. 반면 3개월 남짓 지나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광주 37.7%로 전국 최하위라는 충격적인 투표율 기록을 남겼다.
호남인이 민주당에 어떤 변화를 바라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분석해보기 바란다. 당의 체질 개선을 통해 등 돌린 중도층의 마음을 돌리고 현 정부를 견제할 대안야당으로 인정받도록 부여된 책무를 다하면서, 민주당다운 민주당을 건설해야 한다.
수락 연설에서 말했듯이 살을 깎고 뼈를 갈아 넣는 심정으로 완전히 새로운 민주당을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이제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 기대가 크다. 진정 국민이 바라는 바른 정당으로 키워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