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마당]동백꽃 / 동시 - 노남진 |
| 2022년 09월 05일(월) 1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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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불덩이가
가지마다 일어서서
환한 미소 지을까
밤새 내린
하얀 눈
밤새 켜둔
빨간 꽃등
<노남진 약력>
▲계간 ‘문학춘추’ 동시(1994), 광주문학상 외
▲동시집 ‘기차여행’, 동시화집 ‘할아버지 밥상에’ 외
▲국제펜클럽 회원, 광주문인협회·전남문인협회 부회장
▲문학춘추작가회 회장 역임, 현재 예술광주 편집국장
▲한국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 문학지평뉴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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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남진 님의 동시 ‘동백꽃’에서의 시적 화자는 시린 눈밭 속에서 동백꽃을 발견한다. 시린 눈밭은 아이들이 처한 어려움을 의미할 것이다. 친구들과 수다 떨며 놀고 싶고, 장난도 치고 싶은데 해야 할 일은 많다. 숙제도 해야 하고 학원도 가야 한다. 더더구나 집에 가면 혼자서 밥을 챙겨 먹어야 한다. 아이의 마음속에 시린 바람이 불어오고 눈보라 치는 겨울이 다가온 것이다. 그 시린 눈밭에 웬 불덩이가 가지마다 일어서고 있다. 무슨 좋은 일이 아이에게 생긴 것일까.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것일까. 아니면 그토록 원했던 강아지를 키우게 된 것일까. 시적 화자는 그 행복감을 불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맞다. 불덩이만이 시린 눈밭을 녹일 수 있다. 꽁꽁 얼어붙은 아이의 마음을 녹일 수 있다. 그 불덩이 같은 행복이 와서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마음의 어둠이 밀려와도 길을 잃지 않게 빨간 꽃등이 켜져 있어 안전하다. 꽃등은, 그것도 밤새 켜둔 꽃등은 어둠 속에 묻히지 않도록 길을 불러낸다. 이제 아이는 아이의 길을 웃으며 걸어갈 수 있을 것이다. 동백꽃처럼 환한 미소 지으며 자신의 길을 걸을 것이다. 동심으로 바라본 동백꽃이 아주 해맑고 곱게 그려져 있다. 성인 시들이 관조의 프리즘으로 빚어진다면, 동시는 동심의 프리즘으로 빚어낸다. 동심의 프리즘으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빚어낸 동시 앞에 소박한 미소를 짓게 된다. 특히 동시는 이미지 구현이 매우 소중하다. 이미지로 빚어내야 동심의 가슴을 열 수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다. 동시 ‘동백꽃’이 그 역할을 하고 있어, 뿌듯하다. 이런 동시들이 아이들에게, 이 사회에 깊숙이 파고들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