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환율 고물가 코로나 추석 본사 부회장 |
| 2022년 09월 07일(수) 2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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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두 번의 큰 선거를 치르면서 혼란스러웠던 상황이 9월이 오면 다소 안정될 것이라 내다봤다. 가을 풍성한 들녘엔 희망의 바람이 불 것이라 기대했다. 그렇게 기대했는데, 9월이 왔는데, 여전히 정치·경제·사회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명절이 코앞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만에 꺾이면서 안정세를 찾아가는 듯했으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변수로 등장하면서 채소값이 폭등했다.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로 농산물 작황 부진이 예상되는 가운데 추석을 코앞에 두고 채소류 가격은 27.9% 급등하면서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배추(78.0%), 호박(83.2%), 오이(69.2%), 파(48.9%), 포도(22.0%) 등 가격 상승세가 두드려졌다.
이미 지난달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전년보다 15.7% 상승한 바 있다. 전기료(18.2%), 도시가스(18.4%), 지역 난방비(12.5%), 상수도료(3.5%) 등이 모두 올랐다.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도 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 최근 환율은 1371.4원에 마감하면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1일(1379.5원)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7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걱정스런 상황이다. 추석이후는 더 큰 일이다. 정부는 10월 전기요금 기준연료비를 ㎾h(킬로와트시) 당 4.9원 인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스낵 주요 제품의 가격을 5.7% 각각 올릴 예정이다. 내년에는 택시요금, 건강보험료도 오를 전망이다.
시장에 나가보니, 상인들은 ‘배추 가격이 미쳤다. 한 망에 3만원은 생전 처음 보는 가격이다’ ‘아무리 추석이 껴 있다지만 역대 최대물가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아우성이었다.
태풍은 인간의 힘으론 어찌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라지만, 물가는 정부의 의지로 잡을 수 있는 영역이다. 추석 전후해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태풍 영향으로 과일과 생선 등 추석 차례상에도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정부 비축 물량을 풀어서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추석 앞두고 바라보는 가을 들녘은 수심이 가득하다. 벼는 여물어가는데 쌀값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서 농민들은 비료값 농약값 인건비 걱정으로 큰 한숨을 쉬고 있다.
도시사람들은 더 고통스럽다. 먹거리 물가는 1년 새 8.4% 올라 2009년 4월(8.5%)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냉장고를 파먹고 산다’는 젊은이들의 하소연도 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상승률은 지난해 2월 이후 줄곧 최고치를 유지 중이며 음식서비스도 8.8% 올라 1992년 10월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지출 비중이 큰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니 서민 생활은 갈수록 곤궁해진다.
정치권은 민생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서민 고통지수는 더 나빠지고 있다. 추석 물가는 민심과 직결되어 있어 물가를 잡지 못하면 민심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극한 대치를 풀고 민생 해법 찾기에 함께 나서야 한다. 물가 관리를 최우선순위로 두고 가용할 수단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여느 해보다 팍팍한 명절이다. 추석 상차림을 차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주부들의 발걸음이 무겁다. 이럴 때 시급한 것이 정치인의 지혜다. 정부·여당·야당이 정쟁을 멈추고, 당면한 민생 문제 먼저 해법을 제시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부여당은 하루빨리 산적한 국정현안을 직시하고 국민과 함께 풀어가야 한다. 야당 또한 그동안의 국정운영 경험과 새롭게 도전받고 있는 국정위기를 책임있게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민이 정치를 통해 희망을 갖도록 해야한다.
밥상물가를 지키지 못한다면 서민경제가 위태로워진다. 정부는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물가안정이 첫걸음이라는 각오로 종합 대책을 내놓고 실행해야 한다.
지긋지긋한 코로나까지 함께하는 올 추석에 가장 큰 위로를 받아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코로나 스트레스에다 고물가로 괴로운데, 정치까지 국민을 괴롭혀서야 되겠는가. 정치인들은 추석 바닥 민심을 살펴보고 지금 당장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대오각성해야 한다.
올 추석을 맞는 국민의 마음은 편치 않다. 물가는 추석이후가 더 큰 문제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영세 자영업자의 피눈물을 보라.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방 정부도 지역 실정에 맞는 시민 고통감소책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하여튼 내일 모레가 추석이다. 오랜 기간 고통받고 힘든 시기를 보낸 만큼 추석에 뜨는 둥근달을 바라보며 모든 것이 술술 풀리는 만사형통을 소망해 보자. 햇곡과 햇과일의 풍성함 속에 가족과 정을 나누며 찌들었던 마음을 풀고 영혼이 위로받는 한가위다운 한가위 연휴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