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 농가 손실 1조8천억 넘을 듯 유류대·나락건조비·인건비 등 생산비 큰 폭 증가 밥 한공기 생산 208원 들여 204원에 팔리는 셈 서삼석 “대통령이 나서서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김진수 기자

2022년 09월 22일(목) 20:43

오는 25일 정부의 양곡 수급 안정대책 발표가 예정돼 있는 가운데 최근의 쌀 가격 폭락 사태로 인해 쌀 농사를 지어봐야 생산비도 못 건진다는 말이 현실화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영암·무안·신안)은 22일 전국쌀생산자협회(이하 협회)가 발표한 ‘2022년 생산비 조사 자료’를 토대로 “올해 200평 벼농사를 기준으로 약 16만4천750원 손실이 추정된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벼 재배 면적 72만7천58㏊로 환산하면 전체 쌀 농가 손실은 약 1조8천1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 200평 당 생산비는 65만9천750원인 반면, 생산된 벼 40㎏ 포대 11개의 예상 판매 가격은 49만5천원에 불과하다. 이는 8월 말 생산된 2022년 산 조생벼 포대 당 판매가격이 약 5만원 수준이고 10월 중순에 수확되는 중만생 가격이 통상 5천원 정도 저렴한 것을 감안해 포대 당 4만5천원으로 계산한 결과다.

협회가 발표한 2022년 생산비는 2021년 52만9천500원에 비해 약 25% 상승했다. 협회의 2021년 통계는 정부 자료로는 가장 최근인 2021년 생산비 52만3천800원과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자가 노동 비용을 제외한 항목 별로 전년 대비 2022년 생산비 증가율 현황을 살펴보면 차량 유류대가 100%로 상승 폭이 가장 컸고 나락 건조비 75%, 인건비와 나락 운반비가 공히 50%, 농기계 삯 38%, 제초·방제 18%, 육묘 대행비 17% 순이었다.

특히 협회 자료를 토대로 쌀 1㎏으로 환산하면 2천83원의 생산비가 투입된데 반해 9월 15일 산지쌀값은 ㎏당 2천36원에 불과해 47원의 손해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100g 밥 한공기가 204원 헐값에 팔리는 셈으로 투입된 비용 208원도 못 건지는 실정이다.

서삼석 의원은 “전체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쌀 농가의 비중을 감안하면 쌀 가격 폭락으로 인한 심각한 소득 감소 피해는 한국 농업 붕괴와 농촌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물가 관리라는 시장의 논리로 쌀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 인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국가 안보 차원의 국내 식량자급의 심각한 위기상황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서 의원은 “아직 2022년산 쌀 생산량에 대한 정부 공식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농협이 추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에도 약 35만t의 초과 공급과 15만t의 구곡 재고 과잉이 우려된다”며 “구곡과 신곡 총 50만t에 대한 추가적인 긴급 시장격리 등 대통령이 나서서 쌀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력 촉구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