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차제발휘(借題發揮)
2022년 09월 28일(수) 19:31
병법(兵法)의 근원은 주역(周易)의 음양론(陰陽論)에 있다. 옛날 군사들이 써왔던 기문둔갑(奇門遁甲)이나 천문육임(天文六壬), 손자병법(孫子兵法)등은 모두 역학(易學)의 한 분야이다. 병법의 핵심은 항상 적의 허를 찾아서 공격하고(陽) 나의 실을 튼튼히 해서 적의 공격을 막는(陰)것이다. 이러한 병법을 요즘 사회에서 가장 많이 적용하는 분야가 정치이다.

어차피 병법이라는 것이 그 옛날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왕이 군사와 머리를 맞대고 발전했기 때문에 어쩌면 병법의 모략은 정치적인 모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병법에는 언변(言辯)에 관한 모략(謀略)도 많이 나와 있다.

차제발휘(借題發揮)라는 모략이 있는데 이는 내가 했던 언변이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직접 정면으로 맞서지 않고, 상대가 제공하는 화제를 빌려 반격을 시도하여 논전의 국면을 전환함으로써 우세를 유지하거나 이미 정해 놓았던 언변의도를 실현하는 것을 말한다.

이 모략의 핵심은 차(借)자에 있다. 왜냐하면 내가 이미 벌려놓은 논제를 다시 빌려서 내 쪽에 유리하도록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고도의 대책과 운용하는 논자의 경험과 사유 능력이 필요하다. 이미 스스로가 저지른 언변에 대해서 국면을 바꾸는데 있어서 조건과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즉, 내 쪽이 공격을 받는 입장에서 즉시 상대가 제공한 화제로 사고의 방향과 입장을 바꾸어 상대로 하여금 내 입장이 되도록 하거나, 심지어는 내 쪽의 논단을 따르도록 함으로써 상대가 퍼부었던 공격을 되받아쳐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무리 좋은 결과를 얻는다 하더라도 언변 때의 특정한 환경과 논쟁의 쌍방대립 관계를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최근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에 내 뱉은 말로 인해 정치권이 떠들썩하다. 진실이 무엇이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자신들의 정치적인 이익을 위해서 진실을 외면한 채 무작정 언론플레이를 하고 거듭 자신들의 논제를 국민에게 설득하려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봐왔던 정치권의 행태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속에 진정한 국민들을 위한 정책을 실현하기는 못할망정 오직 권력의 이득에만 집중되어 물불을 안 가리고 있는 작금의 현실에 국민들은 점차 지치고 피곤하고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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