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순방 의문점 몇 가지 / 김명진 |
| 2022년 09월 30일(금) 0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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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의문. 이 발언 해명에 왜 13시간이나 소요되었을까,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은 할 수 없었을까. 국내 전문가로부터 성문 분석을 요청해서 결과를 듣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도 하는데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얘기인가. 사안의 파장을 생각하면 자고 있는 대통령을 깨워서라도 확인해야 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물어보기는 했는데 대통령 자신도 독백처럼 한 말이어서 정확한 기억이 안 난다고 했을까. 바이든을 언급한 게 아니라는 사실만 즉시 확인 되었어도 외신보도로 ‘동맹을 훼손하고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안 벌어졌을 텐데 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토요일 귀국 후 월요일 출근길 윤석열 대통령의 일성은 또 의문을 낳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동맹훼손이고 안보위협이라고 일갈했다.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발화자인 대통령 자신일 텐데 완전 유체이탈화법으로 책임을 언론으로 돌렸다. 사실과 다르다면 발언 당사자가 어디가 다른지 설명을 해야 국민이 납득을 하든 말든 할 일인데 사과는 커녕 진영공방으로 자신의 잘못을 회피해 보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청력평가가 필요한 단어는 내버려두더라도 비속어 사용은 김은혜 홍보수석도 인정하지 않았나. 그러면 ‘내가 일생을 범죄자 또는 혐의자들만을 다뤄온 검사출신’이어서 거친 말이 입에 배었다. 혼자 말처럼 했는데 물의를 일으켜 유감이다고 쿨 하게 사과할 수는 없었을까. 우리 국민은 사과하면 쉽게 풀어지고 넘어가는 모질지 못한 성정을 보여 오지 않았던가. 마지막 의문은 김건희 여사는 일련의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 아니면 새로 채용된 홍보기획비서관과 본인의 비공개 일정 챙기느라 전혀 관여는 하지 않았을까. 실제로 순방 출발 전 관심은 혹시 있을지 모를 김건희 여사의 사고나 해프닝에 온통 쏠려 있었다. 유엔총회 윤석열 대통령 연설 중 남자 직원에게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지시하고 연설문을 들고서 박수를 유도하는 듯한 동영상을 보면서 순방기간 내내 조용한 내조만을 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추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선 전 서울의 소리 이명수 기자와 통화 내용을 떠올리는 사람들은 과거 육영수 여사, 이희호 여사, 권양숙 여사처럼 바깥일은 굳이 관여하지 않는 조용한 내조형은 아닐 것이라는 인식이 깊게 박혀있기도 하다.
마지막 의문. 250여개국 정상들이 몰리는 런던에 공항과 도로가 붐비는 건 당연히 예상되는 일인데 서울에서 9시 출발이 아닌 더 일찍 출발 할 수는 없었을까. 3시 이후 도착 조문객은 참배가 안 된다는 방침은 윤대통령이 서울공항 출발 후 정해졌을까. 조문 위해 영국일정을 추가 했는데 조문불발로 비난을 받을 것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을까.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처럼 걸어서 가자고 담대하게 조언한 참모는 아무도 없었을까. 영국 국민들에게 사랑하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마지막 참배를 위해 걸어서라도 가겠다고 나선 한국의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연출할 PI전문가는 없었을까.
이번 순방은 과정과 절차 모두 총체적 실패다. 온전히 다자외교 실무경험이 부족한 외교와 의전라인의 무능 때문인가. 외교부 실무진은 이런 어려움을 예상하고 정상간 스탠딩 환담, 저자세 회동 등을 반대 했는데 대통령 자신 또는 대통령안보실서 성과에 급급해 밀어부치지 않았는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