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산정지구 택지개발 백지화 수순 市, 공급 과잉 이유 ‘반대’ 의견 전달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유보 결정 박선강 기자

2022년 10월 06일(목) 20:32

광주 산정지구. /사진=연합뉴스

광주 산정지구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 사업과 관련해 광주시가 주택 공급 과잉을 이유로 계획 철회를 요청하면서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가 유보됐다. 사실상 산정지구 사업이 백지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광주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는 이날 광주 산정 공공 주택 지구 지정안 심의를 유보했다.

광주시의 개발 계획 철회 요청을 고려한 이례적인 조처로 사업 추진 여부는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2월 24일 ‘공공주도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고 산정지구도 신규 공급 대상지에 포함됐다.

광산구 산정동과 장수동 일원 168만3천㎡(50만9천평)에 올해부터 2029년까지 8년 간 1만3천호, 생활기반 시설, 자족 용지 등을 공급할 예정이었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GGM) 사업과 연계한 빛그린산단 등 근로자를 위한 주거지 공급이 사업 계획에 반영되기도 했다.

하지만 강기정 시장은 지방선거 후보 시절부터 개발보다는 도시재생사업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민선 8기 출범 이후에도 해당 사업을 위한 지구 지정 동의 불가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강 시장은 이날 문영훈 행정부시장을 국토교통부로 보내 이 같은 방침을 공식 전달했다.

광주시의 강력한 반대 의사는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주택 공급 과잉이 예상되는 상황에 주택보급률 및 주택 수급 여건, 지역 구성원의 반대 여론 등을 고려했을 때 사업 추진이 불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시는 ‘2030 광주시 주거종합계획’에 근거해 2030년까지 총 주택 예상 수요는 5만2천-6만4천호, 공공임대 수요는 2만1천-5만1천호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량은 12만9천-18만7천호에 달해 공급 과잉이 전망됐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 동향은 지난 7월 둘째 주 이후 주택 가격 하락세는 지속됐다. 아파트 실거래량도 2020년 11월 4천75건에서 올해 9월 237건으로 현저히 하락했다.

또한 금리 상승과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광주지역에서는 20년 이상된 아파트의 경우, 저가 매입도 가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외곽 확산을 제한하고 도시재생을 유도하는 도시기본계획에 비춰봐도 외곽 녹지 지역인 산정지구를 개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광주형 일자리 기업인 광주글로벌모터스 등 지역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배후 주거단지는 산정지구에서 KTX 투자 선도지구로 변경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