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前 수상 “한일 과거사 日 책임” 6일 나주학생독립운동관·용봉포럼서 거듭 사과 “상처·피해받은 분들 괜찮다고 할 때까지 사죄해야” 안재영 기자

2022년 10월 06일(목) 20:32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왼쪽 두번째)가 6일 오전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을 방문해 학생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연합뉴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수상이 6일 광주·전남을 찾아 한일 과거사 문제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일본의 무한 책임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수상은 나주학생독립운동관을 방문했다.

그는 전시관에 들어가기 전 방명록에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학생들의 영혼이 영원히 평온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엄숙한 표정으로 전시 기념물과 나주학생독립운동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하토야마 전 수상은 “식민지 시대에 일본인들이 한국 조선인들에게 차별을 한 일에 대해 다시 한 번 알 기회가 됐고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시 상처를 입고 피해를 받으신 분들이 더는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할 때까지 일본이 계속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오후에 광주를 찾은 하토야마 전 수상은 국립5·18민주묘지 방명록에 ‘민주화운동을 위해 애쓰신 영웅들에게 감사드리며’라고 적었다.

이후 오월영령들에게 헌화와 분향하고 윤상원·박기순 열사와 행방불명자 묘역을 둘러봤다.

또 유영봉안소에 발걸음 한 뒤 5·18추모관을 찾아 홍성담 작가의 오월판화전을 관람하며 5·18민주화 운동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본 뒤에는 전남대학교 용봉포럼 행사에서 ‘우애에 기반한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에서 하토야마 전 수상은 “현재 한일간 큰 정치 문제는 종군 위안부 문제와 징용공(강제징용) 문제”라며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최종적인 해결을 선언한 2015년 한일 외무장관 간 협정은 위안부 피해자들과 한국 국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에 대해서는 “2018년 한국 대법원의 배상 명령에도 일본 정부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반발한다”며 “국제인권법에 의거해 윤석열 대통령도 지금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전 수상은 2009년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 소속으로 집권해 9개월간 내각을 이끌었고 일본에서 대표적인 친한·지한파 인사로 통한다.

정계 은퇴 후인 2015년 일제 강점기의 어두웠던 역사가 재현된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방문했고, 2018년에는 경남 합천에서 원폭 피해자를 만나 무릎 꿇고 사죄하는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일본의 중단 없는 반성이 필요하다는 뜻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달 23-24일에는 진도군 왜덕산(왜군 무덤) 위령제에 참석하고 전북 정읍시 3·1운동 기념탑을 찾아 일본의 무한 사죄와 무한 책임의 뜻을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