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순의 '문화터치']‘내일’은 변함없이 오는 걸까 |
| 2022년 10월 13일(목) 1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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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위기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것은 어쩌면 너무 늦은 일이다. 이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하는 방안 마련이 초점이 되어야 할 때다. 해서 광주문화재단이 마련했다. 지난 12일 2022 아시아문화포럼을 열어 ‘다시, 지속가능발전과 문화’란 타이틀 아래 조화로운 삶을 위한 문화적 길찾기를 도모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날 기조발제자 정수복(사회학자/작가)은 ‘생태적 전환’이라고 못 박는다. 타이타닉이 침몰하는데 그 안에서 카드로 돈을 벌면 무엇할 것이며 지구라는 배가 전복되어 없어질 위기에서 아파트 가격이 오른 들 무슨 소용이라는 거다. 생태적 전환은 문화적 감수성, 생태적 감수성을 길러 일상의 삶을 문화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으로의 변화를 말한다. 더 이상 성장 일변도의 경제적 관점이 아니라 문화적 삶을 살아야 한다고 권유했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훨씬 더 과격한 논조로 대응방안을 언급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위기를 개인적인 차원에서 실천하는 소극적 방안이 아니라 정책적이고 시스템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그거, 참 맞는 말이다. 지난 8월 김누리교수(중앙대)가 광주문화재단의 렉처콘서트 ‘포스트 코로나 시대 패러다임의 대전환’에서 따끔하게 지적한 바 있다. 6월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위기 방안을 정책으로 내놓은 후보가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정말 그렇다. 정치인들은 정쟁만을 일삼을 뿐 정말 중요한 지구의 앞날에 대해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개인적으로 문화적이고 생태적 삶을 일상화하여 실천해 나간다면 지구의 내일은 연장되지 않을까. 결국은 언제나 경제에 밀리는 문화가 앞장서야만 지구를 지킬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진다.
지구를 살릴 수 있다는 그 문화적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문화와 인문학, 그리고 자연과 예술을 가까이 하고 접속할 기회를 풍성하게 갖고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게 아니냐고 정수복작가는 말한다. 우리의 잘 산다는 개념은 좋은 직업에 연봉이 많고 좋은 차를 몰며 번듯한 집에서 사는, 즉 물질 소유의 양으로 따지기 십상이다. 그러나 진짜 잘 산다는 기준이 그거라면 슬프지 않을까. 마음의 평정을 기하고 주변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바른 가치를 지향하는 그런 삶, 그리고 문화적 예술적 교양을 누리며 자신만의 이익만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함께 생각하는 동시에 친 자연적인 성향을 갖춘 삶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아, 우리는 언제부터 진짜(?)로 잘 살게 되는 것일까. 돈만이 아니라 진짜 마음과 마인드, 그리고 자세 등이 잘 사는 기준이 된다면 좋겠다. 그러면 잘 사는 사람들이 지금의 기준보다 훨씬 많아질 거다. 그리고 그걸 자연스럽게 받아주는 사회적인 시스템과 분위기가 안착된다면 금상첨화다. 우리는 바꿀 수 있다.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해야 될 일이다. 지구가 위기에 놓여 내일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데 하지 못할게 뭐 있겠는가. 문화적 삶, 알고 보면 굉장히 재밌는 일이다. 뭐든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