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플레이션(inflation) 이야기 / 박준수 |
| 2022년 10월 18일(화) 19: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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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코로나19 이후, 그리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전 세계 경제상황이 매우 불안정하고 혼미한 국면에 놓여 있다는 현실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구촌 곳곳에서 아우성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발등의 불을 끌 수 있는 정책적 처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경제는 킹달러에 의한 고환율, 이자율 상승, 무역수지 적자, 고물가 등 전방위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물가인상 행진은 서민들의 생활을 매우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현재 물가는 정부 목표치 2.2%를 훨씬 상회한 수준이다.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 6.0%에서 7월 6.3%로 고점을 찍고 8월 5.7%, 9월 5.6%로 소폭 주춤하는 모습이다. 앞서 6-7월 물가 오름폭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최대였다. 5-6%대 고물가 상황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경제 전방위적 위협 직면-
물가가 오르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최근 추세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정부가 단행한 통화의 양적 확대, 부동산경기 과열, 노동정책의 변화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면 경제집단간 ‘파워게임’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단기간에 급격한 가격변동은 경제주체간 수입(소득)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오르면 생산자는 유리하지만, 임금 근로자(소비자)는 그만큼 손실을 보게 된다. 이에 맞서 임금 근로자는 노조를 통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또 다시 가격상승으로 이어진다. 이같은 악순환은 장기적인 인플레로 나타나 경제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고 사회불안을 야기한다.
그래서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등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관리에 나서고 있으며, 연쇄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선제 대응하는 모습이다.
역사적으로 인플레는 1,2차 세계대전 전후 저개발국을 중심으로 고질병처럼 만연했다. 장기간 악성 인플레로 고통받은 나라는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이었으며 그중 칠레가 대표적이다.
칠레는 연 이자율이 1940년대에 약 20%, 1950년대 중반에 50%를 상회했으며, 페소화는 대외적으로 크게 평가절하됐다. 이에 따라 칠레정부는 1955년 후반에 미국 컨설턴트 집단 (the Klein-Saks Mission)을 고용해 경제안정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는 넓은 의미의 통화주의 정책으로서 1958/59년에 IMF가 권장한 안정화 정책에 의해 강화됐다.
1961년 브라질 경제학자 Roberto Campos는 라틴아메리카에서 횡행하는 인플레를 2가지 관점으로 분석했다.
먼저 통화주의자 관점에서 물가안정과 경제성장은 상호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경제개발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인식해 폭발적 긴장으로 악화하기 전에 신속히 제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일한 효과적 방법은 신중한 통화정책의 조합과 국가간 재정적 도움에 의해 보완되는 재정정책을 통해 초과수요를 억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고물가속 쌀값폭락 대책 시급 -
한편으로 그는 구조주의자의 관점에서 인플레이션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적 동반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은 공급의 경직성 때문에 빚어진 것이기 때문에 실업 혹은 성장의 침체없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으로 억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출 진행의 불안정성, 생산능력과 수입의 병목현상 등 공급 비탄력성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태생적으로 유발되므로 그것들이 단기간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불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대부분 농업중심 국가로서 농산물과 비농산물간의 가격차이에 민감하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공산품 가격이 훨씬 많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고물가 속에서 쌀값은 폭락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보전대책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