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한글! 아, 대한민국! / 탁인석 |
| 2022년 10월 25일(화)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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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 세계 광고판에는 한글 광고가 올라와 있다. 영국의 파이넨셜 타임즈와 함께 세계 경제신문의 양대 산맥인 미국의 월드 스트리트 저널은 1면에 멋진 한글 광고를 싣고 있다. 또 유네스코가 소수민족 언어 계승과 발전에 공을 기려 ‘세종대왕’상을 수여하는데 이는 한글이 세계 최고의 문자임을 인정한 최고의 행사라 하겠다. K-팝 스타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세계로 퍼져 나가는 영상콘텐츠 제작에 한글광고는 빠뜨릴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이처럼 네티즌들이 함께하니 지구 전체에서 한글이 크나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뜻도 모르고 팝송을 흥얼거렸듯이 가수 싸이 이후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노래를 부르는 일이 빈번해졌다. 세종학당에는 한글을 배우려는 지망생들로 연일 북적인다고 한다. 한글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이 창제한 특별한 문자이다. 우리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아니하고 그런 이유로 자신의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백성이 많아 이를 딱하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노니, 누구든 쉽게 익혀 편안하게 사용하라. 는 것이 훈민정음의 창제 의도였다. 세종께서 고심 끝에 백성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한글을 만들었다지만 오늘날 이처럼 AI 시대에 적중한 과학적인 문자는 지구촌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다. 24개의 자음과 모음만으로, 컴퓨터 자판기의 모든 문자를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의 문자가 한글인 때문이다. 하나의 글자가 하나의 소리로 만들어졌기에 한국인은 디지털로 5초 내에 못 만드는 문장이 없다는 것이다.
금년 576돌 한글날에 한덕수 총리의 경축사 중 눈여겨볼 대목이 있었다. 한글 열기를 새삼 언급한 그는 한글의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국어 빅데이터를 구축하겠다’는 부분이었다. 필자는 여러 칼럼을 통해 광주에서의 ‘세계 한글 작가대회’ 개최에 앞장서면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진전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기만 하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AI 시대로 가는데 AI 도시라는 광주가 어느 만큼을 이에 대처하는 것일까. 미래에 AI와 AI의 소통은 한글밖에 없다는 걸 백번 천 번 명심할 일이다. 세계의 모든 AI의 소통이 한글밖에 없음에도 그 ‘판권’을 광주가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는 천추의 한이 될 수도 있음을 한시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래 한 곡을 불러도 기기에다 비용을 치르듯이 세계 각국이 한글을 사용하려면 소정의 한글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뜻이다. AI의 대화를 한글로 받고 당당히 그 사용료를 챙기자는 것이고 그 판권을 광주에서 소유하자는 의도이다. 이를 위한 그 첫 번째 단계로 광주가 ‘세계 한글 작가대회’를 유치하는 일이고 그 주제 또한 ‘한글의 산업화’로 가자는 것이다. 참, 한글날을 보내면서 기억할 분이 있다. 이 지역 출신 김황식 총리가 재직 시에 한글 창제는 기적 같은 축복임을 강조하면서 한글날은 국경일을 넘어 국민축제로 가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2011년 그의 총리 시절, 한글날이 국경일이자 정식 공휴일로 지정한 것은 널리 아는 일이다. 이번 한글날에 총리가 아닌 대통령의 경축사였더라면 그 모양새가 얼마나 어울렸을까. 새삼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