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나지 않는 친일과 반일 논쟁 / 김일태 |
| 2022년 11월 07일(월)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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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정치권은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반일과 친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친일(親日)은 일본 식민지 지배 시절에 일제와 협력해 조선의 점령과 합방을 지지하고 옹호하고 찬양하며 조선인을 학대하는 행위로서 현재는 일본의 시각에서 한국사회와 역사를 해석하는 반일 종족주의와 식민사관이다. 일부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은 한국과 일본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빌미로 일본의 식민사관과 식민지 근대화론으로 한국의 역사, 한국인의 재산과 토지 수탈과 착취, 위안부 만행, 강제징용의 역사적 사실마저도 왜곡하는 친일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반일(反日)은 해방 이후 일본정부가 식민지 지배의 만행에 대해 사죄와 피해 배상도 하지 않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일본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망언에 규탄하는 것이고 한국 자체적으로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강제 해산으로 일제의 잔재도 청산하지 못한 한국인 자존심의 표출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왜구의 준동이 있었지만 적어도 16세기 후반까지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는 문물을 전하며 공존하는 교린(交隣) 외교가 기조이었다. 이런 선린 외교의 기조가 무너진 시기는 1573년에 교토의 무로마치 막부가 무너지고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가문이 정권을 잡은 일본의 전국 시대이다. 1592년 임진왜란 발발로 동아시아 세력의 균형이 무너져 교린 노선도 변하였다. 명나라의 심유경과 일본의 소서행장(고니시 유키나가)은 화의에서 조선을 제외시킨 채 일본이 내건 4개 항의 화친조건에서 “조선 8도 중 4도는 명이 갖고 4도는 일본에 할양하는 것”이라는 조건이 있었다. 1597년 정유재란 이후 평화 외교가 있었지만 이미 조선 영토를 복속하려는 야심 있는 일본의 침략 외교가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명치유신 이후 조선의 문물에 억눌린 문화적으로 열등한 일본은 군사력과 경제력을 월등하게 키워 1910년 한일병합을 단행했다. 일본은 한국의 영토를 침탈해 한국인의 기본권을 박탈하고 본국의 노예로 전락시켜 토지와 재산을 수탈하고 창씨개명과 신사참배 강요로 내선일체(內鮮一體)와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을 통해서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시키는 헌병과 경찰의 무단통치로 민족말살정책을 행했다.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은 한국과 대만을 일본의 식민지로 간주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근거해 미국의 압박으로 1965년 한일기본조약과 부속 협정인 청구권협정을 맺어 경제와 안보 중심의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반면에 동남아시아 4개 국가(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는 배상받을 권리를 지닌 연합국 지위를 받아 일본과 배상협상을 체결했고 중국은 1972년 중일공동성명에서 배상청구권 포기 선언을 했다. 아직도 일본은 북한과 러시아와는 강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일본의 불명확한 전후 처리로 인해서 지금까지도 일본은 강제 징용과 위안부 만행에 대한 사죄도 없으며 일본 정부와 전범기업이 직접적으로 배상하는 것을 꺼리고 한국 정부 재단의 기부금이나 대납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강제 징용의 배상금은 피고인 일본 전범기업이 내야하고 위안부 배상금은 국가의 만행으로 일본정부가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개인의 정신적 및 육체적 고통과 피해를 배상하는 의미에서 국가 간의 무상 및 차관 제공의 재산 청구권협정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친일과 반일 논쟁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일본 식민지 지배의 역사적 진실을 직시하면서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진심어린 사죄와 참회, 그리고 일본정부와 전범기업의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역사왜곡을 바로 잡아 한국인의 정체성을 회복시키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