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을 살리는 '4분의 기적'](1)CPR 지역 실태 “누구나 소중한 생명 구할 수 있어요” 오복 기자 |
| 2022년 11월 07일(월)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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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14일 오후 11시29분께 광주 북구 일곡동 한 가게에서 20대 A씨가 심정지로 쓰러졌다는 신고가 북부소방서에 접수됐다. 이를 발견한 일반 시민 B씨는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지속적으로 실시했고, 출동한 구급대원에게 A씨를 인계했다. A씨는 구급차에서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 의식을 회복했다.
#2. 올해 3월 광주 동구 한 버스정류장에서 60대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를 발견한 C씨는 119에 신고했고 종합상황실의 의료 지도를 받아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신고 6분 후 도착한 구급대는 환자를 구급차에 옮겨 심장전기충격기를 작동시켰고 환자는 스스로 호흡할 수 있는 자발순환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최근 3년간 광주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심정지환자는 1천652명으로 이 가운데 228명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다.
7일 광주시소방본부에 따르면 광주에서 구급 출동해 심정지환자로 분류된 건수는 2020년 564건, 2021년 562건, 2022년 1월-10월 526건이다. 이 중 2020년 69명, 2021년 89명, 2022년 70명 등 총 228명이 출동한 구급대의 CPR을 통해 소생했다.
중증환자의 소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골든타임 이내에 CPR과 같은 응급처치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뇌는 혈액 공급이 4-5분만 중단돼도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CPR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이다. 심장이 마비된 상태에서도 혈액을 순환시켜 뇌의 손상을 지연시키고 심장이 마비 상태로부터 회복하는데 결정적 도움을 준다.
실제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CPR을 시행할 경우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이 때문에 위급 환자 발생 시 119에 신고하고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적극적인 CPR을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
광주시소방본부는 2008년부터 귀중한 인명을 소생시킨 일반 시민들과 구급대원들을 ‘하트세이버’로 선정해 상장을 수여하고 있다. ‘하트세이버’는 심정지 환자에게 적절한 응급처치로 소생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명예로운 상이다.
제도 도입 후 14년간 광주에서 구급대원 1천491명과 일반시민 94명, 기타 105명(기간제구급대원 등) 등 1천690명이 하트세이버에 선정돼 상을 받았다.
이 가운데 2009년 심정지된 아버지를 인터넷에서 배운 CPR로 살려낸 초등학교 6학년 이모(13) 학생이 최연소로, 2015년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인 김모(71)씨에게 CPR을 한 아내 이모(69)씨가 최고령으로 ‘하트세이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CPR의 경우 매뉴얼대로 실시하면 구급대원이나 의료진이 아니더라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누구나 교육을 받고 숙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대한응급구조사협회 광주·전남지회 김은택 부지회장은 “이태원 참사 이후 CPR 등 응급처치 강습을 진행하거나 연계하는 기관에 시민 문의가 늘었다”며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CPR을 시행했을 때,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는 “이번 참사를 계기로 CPR의 중요성이 확인된 만큼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확대·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복 기자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