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4분의 기적'](2)CPR 현장교육 “제 손으로 단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광주경찰 기동대원 300여명 16일까지 대규모 안전교육 흉부압박 30회·인공호흡 2회 통해 심장기능 유지 관건 경찰 “신속 대응 훈련 등 교육 확대·교관 배치도 논의” 오복 기자

2022년 11월 08일(화) 20:29

광주경찰청은 오는 16일까지 기동대원들 300여명을 대상으로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에서 응급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사진은 8일 6기동제대 제대원 20여명이 심폐소생술을 실습하는 모습./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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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절로 몸이 반응할 수 있도록 죽도록 연습할 겁니다. 제 손으로 단 한 명이라도 살릴 수 있다면….”

8일 오후 4시20분께 광주 북구 오치동에 위치한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이곳은 인체 모형(더미)을 대상으로 숨 가쁘게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조치를 실습하는 광주경찰청 기동대원 20여명의 열기로 가득했다.

이태원 참사로 인해 CPR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기동대원들의 연습은 마치 실전을 방불케 했다.

특히 이날 교육에 사용된 더미는 가슴압박에 따른 압박 속도와 깊이를 확인 가능한 프로그램이 상단에 탑재돼 실전과 같은 훈련 효과를 볼 수 있다.

“환자의 의식과 호흡을 먼저 확인하고, 두 손을 겹쳐 손 뒤꿈치로 복장뼈 아래쪽 1/2 지점을 5㎝ 정도 누른다는 생각으로 30회 압박합니다. 이후 이마를 젖혀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2회 실시, 다시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 순으로 환자가 의식을 되찾을 때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교육담당관은 CPR을 통해 심장이 멈춘 상태에서도 뇌에 산소를 공급할 수 있고, 심정지로 인한 치명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당 100-120회 속도로 더미의 가슴 압박을 시작한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가쁜 숨소리가 들렸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기진맥진 할 법도 한데 대원들은 쉼 없이 더미의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 등 실습에 집중했다.

이날 교육은 ▲CPR 소생 사례 영상 시청 ▲CPR의 중요성과 인체 골든타임 강의 ▲올바른 CPR의 순서와 이해 ▲자동제세동기(AED) 사용법과 실습 순으로 진행됐다.

교육을 담당한 광주시소방본부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교육팀 김용구 조정관은 “시민과 가까이서 현장 최일선에 근무하는 기동대원들의 응급안전교육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대원뿐 아니라 일반 시민의 교육도 확대해 골든타임을 놓쳐 안타깝게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관의 지시에 따라 CPR을 반복 훈련하던 기동대원들은 지친 기력에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교육에 참여한 6기동제대 소속 민희빈 제대원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태원 참사를 바라보며 안타까웠다”면서 “충분한 연습을 통해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제대 소속 오고은 제대원은 “기존에 CPR 등에 대한 응급구조훈련을 받았지만 이번 실습으로 다시 한번 정확한 방법과 능숙한 응급조치를 숙지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해 몸이 먼저 기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고 미소 지었다.

광주경찰청이 시행하는 이번 응급안전교육은 실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30명씩 10차례로 나눠 오는 16일까지 진행된다.

교육 대상은 4개 중대 1개 제대(소대)로 구성된 기동대 중 재난부대로 지정된 1개 중대를 제외한 기동대 전원이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교육은 민생치안 업무를 하는 기동대원들이 응급 상황 발생 시 심폐소생술 등 신속한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면서 “소방당국과 협조해 교육을 확대하고 응급조치 교관 부대 배치 등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