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4분의 기적'](3·完)CPR 의무교육 한계와 해법 학생 年 1시간 실습 불과…교육 확대 절실 한국소비자원 발표 대학생 응급처치 요령 숙지 11.7% 광주소방본부·교육청, 내년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키로 오복 기자

2022년 11월 13일(일) 19:51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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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CPR) 교육 이수자 절반 가량이 응급처치 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시행 5년째를 맞는 응급처치 의무교육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매년 1시간씩만 이수하면 되는 구색 맞추기식 응급처치 의무교육의 한계로, 보다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교육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13일 교육부와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개정된 학교보건법에 따라 2017년도부터 전국 유치원·초·중·고등학교의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은 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 등 응급처치 관련 의무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기간제를 포함한 모든 교원과 일반직 직원 등 모든 학교 구성원은 매년 실습교육 2시간을 포함해 최소 3시간 이상의 의무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응급처치교육은 보건교육과정 내 포함, 매년 1시간 이상만 실습위주로 실시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인한 응급처치 의무교육 이수 유예에 따라 2020년과 2021년에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유예 여부는 학교 측에 맡겨졌다. 유예하지 않은 학교는 학급별로 응급처치 의무교육을 단 1회씩 실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응급처치 의무교육을 이수 받고 성장한 대학생들 중 상당수가 응급처치 방법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 이내 고등학교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대학생 중 심정지 환자에 대한 응급처치 요령인 CPR을 숙지하고 있는 학생은 73.6%였다.

하지만 응급처치 순서(환자 의식 확인, CPR, AED 사용)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6.4%였고, AED의 패드 부착 위치 등 사용법을 알고 있는 응답자는 24.5%에 그쳤다.

특히 응급처치 순서와 CPR, AED 등 전체 응급처치 요령을 정확히 알고 있는 비율은 11.7%에 불과했다.

눈 여겨볼 점은 조사에 응답한 학생들 중 93.8%가 학교 응급처치 교육에서 보완해야 할 점으로 실습(CPR, AED 등)과 교육 횟수 확대를 꼽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응급처치 교육은 반드시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근영 (사)대한응급구조사협회 광주·전남지회 이사(전주기전대학교 응급구조학과 교수)는 “응급처치 교육을 받았음에도 처치 방법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것은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면서 “한 번의 수업 가지고 실전에 사용할 수 있게 숙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실습교육과 영상자료 같은 매뉴얼 교재 등을 확대 제공하고 전문성 있는 강사의 교육이 꾸준히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다.

광주시소방본부와 광주시교육청은 전문성을 갖춘 교육을 내년부터 확대할 방침이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2020년부터 교내 보건교사 60여명을 대상으로 응급처치전문가양성과정(BLS)을 매년 운영하고 있다”면서 “오는 2023년부터는 BLS 과정을 이수한 보건교사들을 중심으로 교육청 자체 심폐소생술강사 인력풀을 운영해 학교 심폐소생술 교육을 지원·확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광주시소방본부 관계자도 “지난달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CPR의 중요성이 확인된 만큼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응급처치 관련 교육을 확대·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