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폐막 여성영화인 연대·소통…‘작지만 큰 울림’ ‘마스터클래스’·‘감독vs감독’·‘레이디 상담소’ 등 뜨거운 반응 작품상 ‘힘찬이는…’·특별상 ‘순간이동’·관객상 ‘지루박’선정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14일(월) 19:23

13회 광주여성영화제 폐막식 모습

13회 광주여성영화제가 5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기는 목소리’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열린 올해 광주여성영화제는 지난 9-13일 광주극장, CGV광주금남로, 광주여성영화제 온라인상영관에서 개최, 5일 동안 총 55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올해는 전보다 더 많은 관객들로 붐볐다. 특히 많은 섹션들이 전석 예약 마감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하는 변영주의 마스터클래스, 김희정 감독과 양영희 감독의 감독vs감독, 예지주의 레이디 상담소, 귄 단편공모 등에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포커스 토크 ‘이기는 목소리’에서는 권김현영 여성학자와 허지은 감독, 장도국 배우 등이 참석해 미투 이후 우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공론화 이후 첫 공개 발언의 자리였던 만큼 많은 이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응원이 이어졌다.

13일 폐막식에서는 귄 단편공모 부문의 귄 작품상, 귄 특별상, 귄 관객상 시상이 진행됐다.

올해 귄 단편공모에는 400편이 넘는 작품들이 출품됐으며, 치열한 예심을 통해 12편의 본선 진출작이 선정됐다.

본선 진출작은 지난 12일 상영됐으며, 본선 심사 및 관객 심사가 진행됐다.

귄 작품상으로는 김은희 감독의 ‘힘찬이는 자라서’, 귄 특별상으로는 남아름·권오연·치후미 탄자와·나나 노카 감독의 ‘순간이동’, 귄 관객상은 서시온 감독의 ‘지루박’이 선정됐다.

귄 작품상으로 선정된 ‘힘찬이는 자라서’는 N번방 사태 이후의 이야기로, 남성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동조하게 되는 폭력성을 주목하는 영화다.

심사위원들은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애써 외면하는, 더 나아가지 못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직시하는 용기를 가졌다”며 “다소 직설적으로 느껴졌던 장면들이야말로 백래시가 만연한 현시대에서 정확하게 방향을 이야기하며 꺼내지 못했던 말들을 힘껏 토해내는, 그야말로 갈증을 풀어주는 영화다”고 밝혔다.

귄 특별상 ‘순간이동’은 동시대 한국과 일본을 사는 여성들이 각자의 국가에서 페미니스트로서 겪는 고충을 다룬 내용이다. 무거운 주제를 보완하는 신선한 연출이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로, 일상 속 상상력이 눈에 띄며 지금 세대 여성들의 연대를 드러낸 작품이다.

귄 관객상은 서시온 감독의 ‘지루박’이 선정됐다. 세상의 차별적인 시선 때문에 스스로를 숨기며 살아온 10대 레즈비언 소녀가 세상의 편견을 박차고 맞서는 이야기다.

비록 수상하진 못했지만 특별 언급으로 박수안 감독의 ‘핑크 펑크’가 선정됐다. 획일화된 애도의 방식에 질문을 던진 영화로, 고유성과 존재를 이야기하는 시국에 가장 필요한 주제였다는 평이다.

김채희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함께 모이고 목소리를 나누고, 결국 우리가 이기는 세상을 꿈꿀 수 있는 놀라운 시간들이었다”며 “함께 해주신 많은 영화인들, 지역 문화예술인들, 그리고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