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내 솜사탕 어디 갔어? / 동시 - 김목
2022년 11월 14일(월) 19:23
내 솜사탕 어디 갔어?
잠깐 놔두고
땀 범벅 얼굴 씻고 왔는데…

너야? 흰 구름
내 하얀 솜사탕 먹고 하얀 거야
너야? 파란 하늘
들킬까 봐 파랗게 질린 거야
너야? 빨간 해
훔쳐먹고 부끄러워서 빨간 거야

막대기만 남겨 놓고
도대체
내 솜사탕 어디 갔어?

<김목 약력>
▲동화집 : ‘도깨비 장난일까?’
▲시집 : ‘누렁이’
▲연구집 : ‘흰구름이거나 꽃잎이거나’


평설=박덕은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전남대 교수 역임
▲중앙일보 신춘문예당선
<평설=박덕은 문학평론가>
김목 님의 동시 ‘내 솜사탕 어디 갔어?’에서의 시적 화자는 동심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아이는 달달함이 풍선처럼 부푼 솜사탕을 아껴 먹으려고 했던 것일까. 아니면 동생에게 주려고 안 먹고 있었던 것일까. 얼굴이 온통 땀범벅이 될 때까지 솜사탕을 먹지 않고 있었는데 그만 솜사탕이 사라지고 없다. 당황해서 울 법도 한데 아이는 솜사탕 주변에 있는 흰구름과 하늘과 해를 보며 질문을 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천진난만한 아이의 상상력을 만난다. 혀에 녹아드는 솜사탕의 마법으로 구름이 하얗게 된 거냐고 묻는다. 그러고 보니 흰구름의 입가가 온통 하얗다. 대답이 없는 흰구름을 뒤로하고 이번에는 하늘에게 묻는다. 솜사탕의 달콤함에 눈이 먼 하늘이 들킬까 봐 시침 뚝 떼고 있지만, 하늘의 얼굴이 파랗다. 야단맞을까 봐 겁먹은 모양이다. 이번에는 해에게 시선을 돌린다. 단맛에 빠져드는 솜사탕을 먹고 아이에게 미안해서, 해는 부끄러워하고 있는 것일까. 해가 빨갛다. 흰구름과 파란 하늘과 빨간 해를 의심하지만 꼬치꼬치 따지지 않는다. 아이는 흰구름과 파란 하늘과 빨간 해와 함께 솜사탕을 먹고 싶었던 것일까. 문득 미소가 지어진다. 막대기만 남겨 두고 아이의 솜사탕은 도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 시상의 전개가 자연스럽고 신선하다. 동심의 프리즘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세계가 뭔지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설명해 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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