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임금소송 패소 금호타이어 또다시 ‘안갯속’ 1천400여억 채무 부담에 내년 만기 부채 1조 기수희 기자 |
| 2022년 11월 17일(목) 1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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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2천억원대 소송’으로 불렸던 통상임금 상여소송에서 사실상 패소하면서 존폐를 논할 정도의 유동성 위기가 우려되는 데다 제2도약을 위한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도 3년간 답보상태이기 때문이다.
◇1천400억원 우발 채무 발생
17일 금호타이어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광주고법 민사3부(이창한 부장판사)는 금호타이어 전·현직 사원 5명이 제기한 통상임금 상여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현직 사원 5명이 통상임금으로 청구한 3천859만원 중 2천712만원을 인용한다”며 “금호타이어는 각 소송 제기자들에 대해 각각 250여만원에서 최대 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는 사원들이 금호타이어 측에 청구한 전체 소송가액의 70%에 해당한다.
해당 사원들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함에도 사측이 이를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산정해 수당을 지급해 왔다며 지난 2013년 소송을 제기했다.
금호타이어는 대법원에 재상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파기환송심 판결이 이전 대법원 판단과 다를 바가 없어 재상고를 하더라도 뒤바뀐 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선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번 법원의 선고가 현재 진행 중인 금호타이어 전체 노조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원 3천여명은 지난 2015년 앞서 사원 5명이 제기한 소송과 같은 임금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노조원들의 소송가액은 2014년 5월분까지 480억원, 이후 기간까지 산정하면 최대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법원이 원고측의 청구금액 중 70%를 인용하면서 향후 3천여명의 노조원들과의 임금소송에서 사측이 부담해야 하는 우발 채무는 산술적으로 2천억원의 70%에 해당하는 1천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환 1조원…함평 이전도 답보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8년 중국 더블스타에 인수된 뒤 이듬해인 2019년 영업이익 574억원을 기록, 흑자로 전환됐으나 2020년 다시 적자로 돌아섰으며 2021년까지 2년 연속 적자행진을 했다.
이후 주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6억원 흑자로 전환된 반면 누적 순손실은 695억원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 올 3분기 기준 1년 내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1조1천97만원에 달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보유 중인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천4억3천422만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만기 연장 시 이자 비용 상승과 이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가 최소 1천400억원을 배상하게 될 경우 유동성 악화로 인한 디폴트(지급불능) 상황은 물론 다시 한 번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금호타이어의 제2도약을 위해 시설 노후화로 생산성이 낮은 광주공장을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려는 계획도 3년째 거의 진전이 없는 상태다.
공장 이전을 위한 가장 필수적인 절차인 ‘공장부지 용도 변경’을 놓고 광주시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부지의 용도를 개발 이익이 큰 상업용지로 바꿔 매각해야 최소 1조2천억원에 이르는 이전비용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광주시는 특혜 시비 및 위법소지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호타이어 안팎에서는 모기업인 중국 더블스타가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지역 한 경제계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이후 지금까지 이렇다할 투자유치 활동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직면한 현안들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더블스타에서 유동성 지원 같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더블스타가 내년 7월 이후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을 통해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6천463억원에 인수했으나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추가 지원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수희 기자
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