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메이크업까지…취준생 고액 증명사진 ‘울며 겨자 먹기’ 일부 사진관, 취준생 불안 이용 일반 촬영·풀 패키지 선택 제시 7-9만원대 호가…市 지원 서비스 이용자 저조·많은 참여 당부 박사랑 수습기자

2022년 11월 20일(일) 19:47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비싸도 잘 찍고 싶어요. 면접관에겐 첫인상이잖아요.”

‘취업’을 볼모로 값비싼 증명사진 비용을 요구하는 업체들이 좁아지는 취업 문턱에 고생하는 취업준비생들을 두 번 울리고 있다.

일반 증명사진과 달리 취준생 패키지로 지정된 사진촬영은 고액으로 가격이 책정됐기 때문이다.

실제 취업 사진 가격 비교를 위해 기자가 최근 광주 지역구별 유명 촬영 업체 9곳을 조사한 결과, 취업 관련 촬영 패키지 상품은 최저 2만5천원에서 최고 9만9천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단순 취업사진 및 이력서 사진 비용은 2만5천원에서 5만5천원 사이였고, 대부분 업체가 헤어와 메이크업, 정장 대여 등이 포함된 풀패키지의 경우 7만7천원에서 9만원 후반대의 가격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처럼 사진업체들이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가격대의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에 휩싸인 취준생들이 ‘울며 겨자먹기식’의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최근 광주에서 대학을 다니는 취업준비생 A(24)씨는 이력서에 첨부할 증명사진을 위해 광주의 한 사진전문관을 방문했다가 9만9천원이라는 거금을 지출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계비를 마련하고 취업준비까지 해야 하는 A씨의 입장에선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잘 나온 사진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업체 측의 설명에 생각하지 못한 지출을 하게 됐다.

A씨는 “이력서 사진 비용은 2만원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메이크업과 헤어, 포토샵 등을 추가해야 해 실제 지불해야 할 가격은 계속 올랐다”며 “저렴한 사진을 쓰면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겠지만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이 또한 경쟁력이라고 생각해 어쩔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을 ‘높아진 취업 문턱’으로 꼽았다.

이성열 한국프로사진협회 광주지회 사무국장은 “사진 가격을 따로 규제할 순 없다. 주변 사진관의 가격에 따라 유동적인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들은 중요한 촬영이라 생각하면 고액이어도 투자를 한다. 사진관들은 이 같은 현상에 전문 직원을 고용해 헤어, 메이크업 등 부수적인 옵션을 추가하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한 취업 컨설팅 전문가는 “이력서에 들어가는 사진은 취준생 입장에서 곧 경쟁력이다. 이력서 첫 장만 보고 거르는 회사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취업 사진 업체 측의 권유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갈수록 취업의 문턱이 좁아지고 있어 이 현상은 갈수록 보편화될 수밖에 없다. 지자체가 나서서 청년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전문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취준생의 부담을 덜기 위해 광주시와 (재)광주경제고용진흥원은 토닥토닥 청년일자리잡(JOB)카페 운영을 통해 ‘이력서 사진촬영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토닥토닥 카페는 지난 2019년부터 광주에 거주하는 만 18-39세 청년 구직자 1인당 연간 최대 1회를 한도로 1대1 매칭 포토샵 사진촬영, 현장 사진인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이력서 사진촬영 서비스를 이용한 청년은 지난 2019년 276명에서 2020년 309명, 2021년 285명 등을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131명으로 급감했다.

이마저도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광주의 20-39세 청년세대 비경제활동인구(지난해 기준 14만3천명)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치다.

광주시 관계자는 “사진촬영 서비스의 이용자는 많지 않지만, 이 서비스를 이용한 청년들의 만족도는 97% 이상으로 높다”면서 “내년에는 온라인 AI 모의면접 서비스 확대와 비대면 취업 서비스 추가를 예정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사랑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