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ACC 블록아트 특별전 ‘용왕을 만나러 가는 길’ “나만의 블록 작품 만들며 신나는 모험 떠나요” ‘별주부전·토끼전’ 각색…관람도 하고 체험도 하고 다양한 상상력 더해진 자신만의 색다른 이야기 완성 최명진 기자

2022년 11월 27일(일) 18:35

ACC 블록아트 특별전에 참가한 학생들이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블록아트를 조립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놀이와 체험, 이야기가 있는 블록아트 특별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아이들이 옛 이야기를 따라가며 초대형 블록아트 작품을 경험하고 스스로 조립해보는 체험전 ‘용왕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전시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ACC 어린이문화원에서는 알록달록 블록으로 만들어진 초대형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화사한 색감의 동물 블록으로 꾸며진 전시장은 바닷속 용궁을 배경으로 마련돼 아이들의 시선을 한 눈에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번 특별전은 ACC 개관 7주년이자 ACC재단 출범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획전으로, 한국의 구전설화이자 판소리계 소설인 ‘별주부전·토끼전’을 각색한 어린이 블록아트 체험전이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7회차로 구성됐다. 한 회차당 전시 관람 30분, 케플블록 체험 60분 등 총 90분 동안 이용할 수 있다.

전시는 ‘용왕이 사는 궁궐’, ‘자라와 함께 육지로’, ‘토끼와 함께 바다로’라는 총 3부의 큰 주제에 맞춰 펼쳐진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토끼와 자라를 비롯해 용왕과 용궁 친구들, 육지 친구들을 소개하는 글과 ‘별주부전·토끼전’의 줄거리가 벽을 따라 이어진다.

1부 전시장에 들어서면 2만여개 블록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용 모형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 옆으로는 용왕을 지키는 문신인 문어와 해마, 메기 모양의 블록 작품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2부로 향하는 길에는 육지로 방문하는 자라가 챙긴 물건들이 블록으로 제작됐다. 외출용 등껍질부터 자외선 차단용 선글라스, 토끼의 초상화, 생생한 육지 모습을 담을 카메라, 토끼를 만나면 줄 선물 당근까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줄지어 나열돼 있다.

육지로 들어가는 구간의 전시장에선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온다. 2020년 ACC 애니메이션 음악극 ‘드라곤 킹’에 출연한 소리꾼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 무대 영상이다. 판소리 수궁가 한 대목을 재해석한 곡으로, ‘별주부전·토끼전’이 공연예술로도 그 맥을 함께 이으며 오늘날까지 창조적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명시한다.

신비한 바닷속 세상을 경험하는 토끼의 시선으로 바라본 3부 전시장에서는 큼직한 바닷속 생물 모형의 블록 작품들을 보고 만지며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사용된 육각형 모양의 케플(KEPL) 블록은 좌우상하 방향으로 슬라이딩, 축적 방식으로 조립돼 어느 블록보다 견고하며 작업이 용이할 뿐더러 다양한 입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조립 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김계현 작가가 개발한 것으로, 안전한 원료로 만들어져 미술 교과서에도 소개되는 등 어린 아이들까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완구 형태 블록이다.

전시는 다양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도록 열린 결말로 마무리되며, 어린이들을 자연스럽게 블록체험 라운지로 이끈다.

체험 존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자신만의 작품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손쉬운 조립이 가능한 덕에 초등생 저학년부터 유치원 아이들까지 모든 어린이들이 어렵지 않게 작품을 하나둘 만들어냈다.

서석초 1학년 오지혜(8)양은 “친구들과 함께 앵무새와 거북이를 완성해 매우 기분이 좋다”며 “만드는 게 어렵지 않아서 더 재밌는 것 같다. 앞으로도 블록놀이를 자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이부용 큐레이터는 “전시를 구성하고 있는 이야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각 나라와의 구전설화와도 연관돼 있다”며 “이처럼 아시아 스토리 기반 문화 콘텐츠 확장에 중점을 두고 더 나아가 미디어, 설치 미술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관객들을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