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피해자 “대법, 미쓰비시 자산매각” 촉구 “일본측 사죄한다면 한국정부의 채무 인수 고려 가능” 안재영 기자

2022년 11월 29일(화) 21:04

29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쓰비시중공업 상표·특허권 매각 명령을 신속히 판결하라고 촉구했다.

단체는 “오늘은 2018년 대법원이 미쓰비시 중공업에 대해 강제동원 배상판결을 내린지 4년 되는 날”이라면서 “생존자는 원고(5명) 가운데 2명만 있는 상황이지만 4년이 지나도록 대법원은 배상명령을 내리지 않고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이 지난 8월19일 기한을 넘겨 신속한 배상명령을 내리지 않고 있는 것은 지난 7월26일 윤석열 정부가 제출한 ‘배상을 미뤄달라’는 취지의 외교부 의견서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면서 “특별현금화 명령 재항고 사건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즉각 판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양금덕(91) 할머니를 대리하는 김정희 변호사는 최근 일각에서 해법으로 거론하는 손해배상 책임은 그대로 존재하되 제3자가 그와 동일한 채무를 인수하는 ‘병존적 채무인수’에 대해 사견임을 전제로 조건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미쓰비시 또는 일본 정부가 사죄하고 일본 측이 재산을 출연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어 김 변호사는 “병존적 채무인수는 대한민국 정부가 미쓰비시로부터 채무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는 것인데, 반대급부가 무엇인지에 관한 고민이 협상의 중요한 내용이 될 것”이라며 “할머니 말씀 취지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변호사는 외교부 당국자가 오는 12월 양 할머니가 거주하는 광주를 찾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두 단체는 이날 대법원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미쓰비시중공업 상표·특허권 매각 명령 신속 판결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