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TF 매립형 방안 전면 재검토돼야” ●풍암호수 수질개선 방안 토론회 중앙공원 잔토 처리 의혹·결과보고서 근거 부족 등 동주민자치위·전문가 등 참여 다양한 우려사항 제기 안재영 기자

2022년 11월 29일(화) 21:04

풍암호수 수질개선 대책 마련 토론회. /호남100년살림민심센터 제공

풍암호수 수질개선 방안을 찾고자 29일 열린 토론회에서 풍암호수 수질개선 전담 T/F팀이 내놓은 매립형 방안은 중앙공원 개발 시 발생하는 잔토 처리 목적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영산강 물이 풍암호수의 수질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T/F팀의 결과보고서엔 조사활동 자료가 없어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수질개선방안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오후 광주 서구 풍암동 주민자치센터 회의실에선 ‘풍암호수 수질개선, 매립 외에 다른 대책은 없는가?’를 주제로 풍암동주민자치위원회 등 5개 지역주민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성기 조선대학교 명예교수는 풍암호수 수질개선 전담 T/F팀이 내놓은 제안에 대해 “수심을 1.5m로 낮추는 것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심을 낮추기 위해 투입된 흙이 중앙공원 개발 시 나오는 잔토가 아니냐는 의혹에서다. 해당 의혹은 지난 10월 광주전남 녹색연합도, 김옥수 서구의원도 제기한 바 있다.

또 이 명예교수는 산책로 폭 조정과 호수바닥 벤토매트 방수처리는 불필요하다고 분석하며 “자연방식 수량확보는 바람직하지만 지하수 1천 전량 확보는 물순환 선도도시 개념에 역행하는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수심을 낮출 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용운 전남대학교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수심을 1.5m로 줄이는 방안은 강우배제로 토사 퇴적이 전혀 없을 거라는 가정 때문에 무방해 보이지만, 뜻하지 않은 자연현상 등으로 토사가 적은 양이라도 유입되면 호수의 특징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며 “적정수심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진상 동신대 교수도 “T/F팀은 수심을 1-2m로 낮추면 녹조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은데 수심이 얕아지면 수온 변화가 심화되고, 수온이 급상승할 경우 녹조 발생 위험도가 급상승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검증된 데이터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영산강물의 유입을 제한하고 지하수를 활용하는 방안이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천정배 호남100년살림 민심센터 이사장은 “광주시와 T/F팀은 영산강물이 풍암호수에 그대로 유입될 경우 오염이 가중될 것으로 연구결과 결론이 제시돼 기계식 수리정화시설을 배제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결과보고서엔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조사활동이나 자료가 없다”며 “반면 정부의 공식 수질 현황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1년부터 시작된 영산강물 유입 이후 풍암호의 수질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천 이사장은 “때문에 영산강물이 풍암호수의 수질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은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며 “기존 유입수인 영산강물은 차단하고 지하수로 유입수를 대체하겠다는 것은 일반적인 환경상식과 배치되고 재난방지정책 방향과도 역행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풍암동 주민들은 원형보존을 통한 호수 오염·악취 해결이 간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진용경 풍암동 주민자치회장은 “풍암호수는 바쁜 일상 속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되는 삶의 휴식처이자 자연유산”이라며 “이러한 자연유산을 미래에 물려줄 수 있도록 원형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수질 개선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