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암호 바닥 매립 반대 토론회 의견 무시말라

2022년 11월 30일(수) 19:36

광주광역시가 녹조 현상과 악취가 발생하는 풍암호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바닥 매립을 통한 담수량 축소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반대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수변경관 사업 중심으로 치우쳐 있다는 비판 속에 중앙공원 개발 과정에서 잔토를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혹도 연이어 나오는 등 주민 반발이 거세다.

서구 풍암동 자치위원회 등 5개 지역주민단체 공동 주관으로 열린 ‘풍암호, 매립 외에 다른 방안은 없는가?’를 주제의 토론회에서 이성기 조선대 명예교수는 “수심을 1.5m로 낮춰 담수량을 줄이는 것이 불필요한 일인데도 하려 한다면 중앙공원 개발 시 잔토 처리를 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광주전남녹색연합, 김옥수 서구의원도 제기한 사항이다.

인위적인 수심 조정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용운 전남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는 “강우 배제로 토사 퇴적이 전혀 없을 거라는 가정 때문에 무방해 보이지만, 뜻하지 않은 자연현상 등으로 토사가 적은 양이라도 유입되면 호수의 특징을 상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상열 ㈔미래유산시민연대 대표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시의 품격과 시민 삶의 수준을 크게 떨어뜨리는 정책이다”며 꼬집었다. 영산강물 유입수를 차단한 후 호수 주변에 관정을 파 지하수를 매일 1천t씩 공급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컸다. 천정배 호남100년살림 민심센터 이사장은 “정부의 공식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영산강물 유입 이후 수질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주장은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고 역설했다.

이번 토론회의 학계·시민단체·주민 입장은 광주시 등 관계 기관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 시는 향후 협의체를 만들고 필요하면 여론조사, 공청회를 진행하는 등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시민 뜻을 받들어 적극 행정을 펼쳐야 하겠다. 전면 재검토 요구를 더 심도있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진용경 풍암동 자치회장의 말처럼 바쁜 일상 속 몸과 마음이 힐링이 되는 삶의 휴식처이자 자연유산이다. 후손에 온전히 물려줘야 한다. 지역사회의 소모적 논란을 끝내야 한다. 거듭해서 강조하지만 원형 보존이 대전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