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人 6色’, 31일까지 나인갤러리서 新소장품전 세대를 넘어, 시대를 담다 전광영·이건용·이배·오세열·김25·우병출 참여 최명진 기자

2022년 12월 01일(목) 19:12

전광영作 ‘집합’

이배作 ‘UNTITLED’

김25作 ‘The Tide Rises, The Tide Falls’

오세열作 ‘Untitled’ <나인갤러리 제공>

한 해가 저물어가는 12월 광주 예술의 거리 나인갤러리에서 신소장품전이 펼쳐진다.

5년여 전부터 꾸준히 컬렉션을 해왔던 작가 6인의 작품 20여점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이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 초대됐던 전광영 작가의 전통 한지로 표현된 ‘집합’ 시리즈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다양한 크기의 스티로폼을 종이에 싸고 묶는 이색적인 기법으로 수공적이면서도 구조적인 작업 방식을 펼쳐 보인다.

국내외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나라 행위예술 1세대 작가인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 작품도 선보인다.

작가는 미술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디에 존재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는 실험을 통해 그의 ‘신체’와 작품이 전시되는 ‘장소’,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람객에게로 이어지는 ‘관계’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에서 ‘신체’와 ‘장소’는 서로 공존해 그 존재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는 것을 주목하게 한다.

한국 화단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로 자리매김한 ‘돛의 작가’ 이배의 작품도 전시된다.

숯가루를 안료와 함께 섞어 작업하는 미디움 작품 2점이다. 이배 작가는 ‘숯’이라는 향토적인 재료와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한국형 모노크롬 회화를 세계 미술계에 선보여왔다. 흰 바탕에 강렬한 검은 획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는 그의 작품에서는 동양적인 분위기는 물론, 추상과 평면성이라는 현대미학의 중요한 흐름을 느낄 수 있다.

어린아이가 칠판에 삐뚤삐뚤하게 쓴 글씨체와 생뚱맞은 오브제처럼 단순하면서도 그림을 잘 그리려 애쓰지 않는 순수작가 오세열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그의 그림은 유화임에도 불구하고 무광택의 텁텁한 질감으로 인해 마치 그 이면에 오랜 시간의 지층을 머금고 있는 것 같은 고답적인 느낌을 준다.

최근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25작가의 그림은 바다와 파도의 명암을 여린 세필화로 글씨를 써 표현한 결과물이다.

그가 글자로 치밀하게 쌓아 올린 파도는 현실의 바다가 아니다. 자연 현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한 게 아니라 추상화로 풀어낸 것이며, 작가는 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이 열린 텍스트로 읽히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10여 년간 나인갤러리와 함께 미래를 꿈꿔왔던 우병출 작가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디지털 이미지를 아날로그적으로 융합하는 작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작가는 캔버스 프레임 안의 모든 망점을 제거하고 원경의 사물까지 동일한 선으로 명확히 표현했다. 작가만의 섬세한 감정으로 바라보는 사물과 세상이 캔버스 속에 펼쳐진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