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파 예방 ‘낙수조치’ 제한급수 위기 부추긴다 최근 4년 결빙 신고 666건…‘수도 틀어두기’가 예방책 시간 당 사용되는 수돗물 시민 평균 소비량보다 많아 낙수물 재활용·수도 계량기 보관함 보온재 채우기 절실 안재영 기자

2022년 12월 01일(목) 20:05

사진=연합뉴스

매 겨울마다 발생하는 수도 동파를 막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어놓는 낙수조치가 광주·전남의 제한급수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1일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매 겨울(12-3월)마다 동파 피해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세부적으론 ▲2018년 11건 ▲2019년 5건 ▲2020년 540건 ▲2021년 110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광주지방기상청이 내년 3월까지 광주·전남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보해 올해도 동파 피해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 동파는 외부(벽체)에 설치된 계량기가 얼거나, 수도관 내 물이 얼어 팽창하면서 발생한다. 두 경우 다 수도 사용은 불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전남 가거도 일부 지역에선 옥내 상수도관이 얼어 30세대에 식수가 공급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때문에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동파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

대표적인 예방조치는 장시간 외출하거나 기온이 더 떨어지는 야간에 수도꼭지를 약하게 틀어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다. 지역 상수도사업본부별로 차이는 있지만 겨울철 동파를 예방하기 위해 영하 10-0도 사이에선 종이컵 하나 분량의 물을 45초 안에, 영하 15-10도 사이에선 33초 내에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수도꼭지를 틀어놔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예방조치는 얼핏 보면 물 사용량이 많을 것 같지 않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추산한 시민 한 명의 1일 수도 사용량은 300L로, 1시간에 12.5L를 사용하는 셈이다.

영하 10-0도 기준으로 1시간 동안 낙수조치를 시행하면 종이컵 80잔 정도의 물이 사용된다. 영하 15-10도 기준으론 109잔 이상이다.

이를 일반적인 일회용 종이컵(6.5온스 180ml) 기준으로 환산하면 14.4L(영하 10-0도)·19.62L(영하 15-10도)로, 동파 예방을 위해 1시간 동안 틀어두는 물이 동기간 광주시민이 사용하는 수돗물보다 많다는 계산이 도출된다.

계속 틀어둬야 효과를 보는 낙수조치 특성에 따라 장시간, 연결된 수도꼭지마다 물을 틀 경우 실제 수도 사용량은 더욱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탓에 역대급 가뭄 속에서 제한급수 위기 극복과 함께 수도 동파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

전문가들은 수도 계량기 보관함 밀폐와 보온재 채우기, 수도관 보온조치 등을 제언하고 있다.

지역 배관·냉난방공사 관계자는 “동파는 주로 영하 10도 이하의 기온이 이틀 이상 지속될 때 폭증한다”며 “예방을 위해 수도계량기 보관함 내부에 헌옷 등으로 보온재를 채우고, 뚜껑을 비닐 등으로 덮는 보온조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수도관을 마른 수건 등으로 두껍게 감싸 안에 물이 얼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파 발생 위험도가 높을 시엔 물을 트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물을 버리지 않고 받아둔 뒤 다시 사용한다면 가뭄 극복과 함께 동파 예방이 모두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도 “상수원이 말라가는 지금 한 방울의 물도 소중한 상황”이라며 “낙수조치 이전 동파 예방을 위한 보온조치에 시민 모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동파발생 위험도별 4단계 예보제는 ▲관심(일 최저기온 영하 5도 초과) ▲주의(일 최저기온 영하 5-10도) ▲경계(일 최저기온 영하 10-15도 2일 이상 지속) ▲심각(일 최저기온 영하 15도 미만 2일 이상 지속)으로 분류된다.

동파 가능성은 관심 단계부터 있으며 주의 때도 발생할 수 있다. 경계 때부턴 발생 위험수준이며 심각 단계에선 동파 다량피해가 우려된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