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구묘역 성역화 사업 시의회서 ‘제동’ 예산 삭감…정다은 시의원 “졸속 추진 원점 재검토해야” 박선강 기자

2022년 12월 07일(수) 20:35

광주시의회가 광주시의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 성역화 사업에 대해 용역 예산을 삭감하며 제동을 걸었다.

7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행정자치위원회는 5·18 구묘역 성역화사업 조성 용역 예산 3억9천만원 가운데 설계용역비 2억7천만원을 삭감했다. 광주시는 설계용역을 거쳐 5·18 구묘역을 국립묘지와 지하보도로 연결하고 낡은 시설을 개선하는 등 성역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정다은 시의원(더불어민주당·북구2)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5·18 구묘역 추모관 건립’이 슬그머니 ‘5·18 구묘역 성역화 사업’에 포함되는 등 사실상 ‘5·18민주묘지 확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졸속 추진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 의원은 “구체적인 기본구상(안)을 작성한 뒤 시설비 명목의 예산을 이미 편성해놓은 것을 보면 광주시가 시민들의 의견 수렴에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광주시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현재 계획대로라면 ‘5·18 구묘역 성역화 사업’은 사실상 국립묘지 안장이 불가능한 사람들을 위한 ‘5·18민주묘지 확장사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5·18 구묘역 성역화 사업’은 민주주의 정신 계승 등 광주시민의 염원과 직접 연관된 사업인 만큼 계획 단계부터 공론화 과정을 거쳤어야 했다”며 “광주 망월동을 두고 민족민주열사 유가족 협의회와 5·18 단체 사이의 갈등이 촉발될 우려가 있어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5·18 관련 단체 및 시민단체와 함께 TF팀을 꾸려 예산안을 다시 만들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5·18 추모관 건립 사업은 성역화 사업과 별개로 2016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라며 “사업 기본 구상은 시민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부터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선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