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꺾였다는데”…구매 부담 ‘역대 최대’ ●주택금융公 주택금융통계시스템 작년 3분기 광주·전남 주택구입부담지수 66.4·36.0 전분기比 6.8%·8.1% ↑ ‘최고점’…주담대 8% 돌파 양시원 기자

2023년 01월 04일(수) 19:41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집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역대 최고’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들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8%를 돌파하고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주택금융공사(HF) 주택금융통계시스템의 ‘지역별 주택구입부담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광주·전남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각각 66.4·36.0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대비 각각 6.8%·8.1% 증가한 수치로, 해당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4년 이후 역대 최대치다. 같은 기간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89.3)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의 대출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 구입 부담이 가중됨을 의미하며 주택담보대출 상환으로 가구 소득의 약 25%를 부담하면 지수는 100으로 산출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중간소득 가구가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광주는 소득의 16.6%를, 전남은 9%를 각각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으로 부담해야 함을 뜻한다.

앞서 광주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지난 2021년 3분기(49.5)까지 50을 밑돌았으나, 같은 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20% 급증한 59.4로 ‘껑충’ 뛴 후 지난해 1분기(61.3) 3.2%, 2분기(62.2) 1.5%, 3분기(66.4) 6.8% 잇따라 상승했다.

전남도 2021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9.6% 상승한 33.0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분기(33.6)까지 1.8% 연이어 올랐으나 직후 2분기에 전분기 대비 0.9% 감소한 33.3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됐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전분기 대비 8.1% 상승한 36.0를 기록, 재차 반등했다.

이처럼 주택구입부담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인플레이션 현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가파르게 치솟은 금리가 요인으로 꼽힌다.

이날 기준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25%로,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 당시 사상 최저수준이던 기준금리 0.5%를 0.25% 인상했으며 지난해에만 7차례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에 1년 반도 채 안 되는 기간에 기준금리(0.5%→3.25%)가 2.75%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올 들어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이번 금리 인상기 처음으로 연 8%를 돌파하는 등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주력 주담대 상품인 우리 아파트론의 경우 신규코픽스 기준 4일 대출금리가 연 7.32-8.12%로 집계됐다. 우리 아파트론 금리는 지난해 말 연 6.92-7.72% 수준이었으나 새해 첫 영업일인 지난 2일 연 7.32-8.12%로 높아졌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력 주담대 상품의 금리 상단 역시 이미 연 7%대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이달 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연내 한 두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광주·전남지역 주택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 크게 위축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주·전남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는 1.42%, 0.35% 각각 감소했다. 양 지역 모두 8월부터 4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으며 하락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