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장기 표류 우려 함평 빛그린산단 부지 보증금 납부 1년 경과 비용 마련·공장부지 용도 변경 난항 등 ‘발목’ 기수희 기자

2023년 01월 09일(월) 19:49

금호타이어 전경.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 사업이 장기 표류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함평 빛그린산단 부지 계약 보증금을 납부한 지 1년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사업 진척이 없는 데다, 이전 비용 마련을 위한 현 공장부지 용도 변경을 놓고 광주시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난항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금호타이어와 광주시 등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월 광주공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이전 부지 계약 보증금을 납부했다.

하지만 보증금을 납부한 지 1년이 넘도록 사업은 제자리 걸음이다. 1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비용 탓이다.

금호타이어는 40만㎡ 규모의 광주공장 부지를 1조4천억원대에 매각, 이 중 1조2천억원을 함평 신규 공장 부지 매입 및 공장 신축 등에 충당한다는 계획에 따라 광주시에 현 공장 부지의 용도를 상업용지로 변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광주시도 용도 변경으로 발생한 땅값 상승분 차익의 40-60%를 공공 기여 형태로 내놓는 사전협상제도 활용에 공감했지만 절차상 문제에 가로막혔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서 도시지역 내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대상 지역은 유휴토지 또는 대규모 시설의 이전 부지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이는 사전 협상 제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장을 먼저 비워야 한다는 의미다.

기존 사전협상 사례인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와 옛 전방·일신방직도 해당 시설 운영이 중단된 상태에서 협상이 이뤄졌다.

금호타이어는 연중 무휴로 가동되는 제조업 특성상 기존 공장을 비우고 새 공장을 신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공장을 가동하면서 생산 라인을 점진적으로 옮겨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광주시의 불가 입장은 확고하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 입장에서는 법의 범위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법적으로 협상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토지의 용도 변경을 먼저 해준다면 특혜가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공장 부지 매각과 개발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증권 컨소시엄이 계약 조건 재협의 또는 계약 해제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금호타이어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이전 무산설마저 제기되고 있고 최근 LH와 맺기로 한 이전 계약도 이행하지 못해 향후 협의 등을 통해 풀어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컨소시엄과의 계약이 무산된 것은 아니다”며 “광주시와 협의해 해법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