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첫 발’ 5월 단체, 계엄군 묘역 참배 현충원 잠든 특전사 등 넋 기려…신군부 피해자 공감 특전사회 민주묘지 참배·공동성명 예정 ‘대통합 주목’ 안재영 기자

2023년 01월 17일(화) 20:12

5·18민주화운동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 5·18 당시 숨진 특전사와 경찰관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광주전남사진기자단>

5·18민주화운동 43년 만에 5월 단체가 당시 진압작전에 투입된 계엄군의 묘역을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또 2월 특전사동지회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와 공동성명 발표 등도 예정돼 있어 80년 5월의 피해자들이 화해하며 대통합에 이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5월 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와 (사)대한민국 특전사 동지회는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최익봉 특전사 동지회 총재의 안내에 따라 5월 단체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압작전에 투입, 산화된 피해자들이 안치된 묘역(▲사병·28묘역 ▲장교·29묘역 ▲경찰·8묘역)을 둘러보며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참배는 5월 어머니와 5·18 유공자들 사이에서 신군부의 명령에 의해 진압작전에 투입됐고 어쩔 수 없이 총칼을 휘둘러야 했던 계엄군 역시 피해자라는 인식이 자리하면서 시작됐다.

황일봉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5·18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이 나서서 계엄군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냐. 용서하고 싶다는 뜻을 비치셨다”며 “당시 희생된 계엄군과 경찰들 또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소중한 자녀였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엄군의 양심고백도 화해 분위기 조성의 계기가 됐다.

지난해 5월 5·18민주화운동 당시 3공수여단과 11공수여단 등 소속으로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3명은 유족과 피해자들을 만나 사죄의 뜻을 밝혔다.

또 양심선언을 한 계엄군들은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에서 증언을 통해 진실규명에 힘을 보탰다.

그러다 지난 11일 특전사동지회 광주지부와 7공수여단 소속 예비역 소령 등이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 사무실을 찾아 화해의 손을 내밀면서 이번 참배가 기획됐다.

이날 5월 단체의 참배 이후 특전사회 역시 2월 초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화답할 계획이다.

아울러 양 단체는 지속적인 화합과 연대의 뜻이 담긴 공동 성명을 준비가 끝나는 데로 발표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특전사 동지회의 민주묘지 참배와 공동 성명 발표 등 화해와 연대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계획들을 준비하고 있다”며 “5월 회원들과 계엄군들은 모두 신군부의 희생자였던 만큼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슬픔을 함께 풀어나간다면 진정한 용서와 화해에 이를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