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피해 신고기간 연장 등 보완 시급

2023년 01월 26일(목) 19:10

여순사건 피해자 신고를 아직 마치지 못한 유족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순천 10·19 사건 43개 유족·시민단체는 진상규명 명예회복위원회·전남도 실무위원회 출범 1주년 피해 신고 1차 마감 기자회견을 통해 “희생자는 파악되지만 유족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국가에서 발굴한 군법회의, 수형인 명부 등 각종 자료에 등장한 희생자도 있다”고 실상을 밝혔다.

특별법에 따른 신고에는 모두 6천691건(진상규명 193건, 희생자·유족 6천498건)이 접수됐다. 여수시에서만 2천63건이다. 그러나 이는 희생자로 추정하는 2만여명의 30% 정도에 그친 저조한 성과다. 앞서 지난해 2차례에 걸쳐 희생자 155명과 유족 906명을 여순사건 희생자와 유족으로 최종 결정했으며, 합동추념식이 정부 주최로 처음 개최됐다.

유족·시민단체는 피해 신고기간을 연장하고 법에 명시된 직권조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실무위가 모두 비상임 위원으로 운영돼 전문성과 책임성이 현저히 떨어졌다며 특별법과 시행령에 대한 미흡한 규정들이 개정되지 않으면서 초라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신고기간 즉시 연장과 직권조사 확대 외에도 민간전문가 중심의 지원단 조직 구성, 전문조사관과 사실조사원 확충, 특별법·시행령 개정과 보완 등 7개 항을 촉구했다.

74년이 흘렀다. 희생자·유족들이 대부분 고령인데다 다른 지역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사례도 많고, 최근까지 반란으로 인식돼 연좌제 아픔에 시달리는 등 트라우마 때문에 신고에 제한적이었을 것이다. 이에 여수시와 시민단체는 ‘제3자 신고’로 900건을 신청하기도 했다. 지역 희생자의 43% 수준이다. 전남도 또한 그동안 중앙부처, 대통령실 등 건의, 국회의원 설득 등 신고기간 연장을 위한 시행령 개정에 노력하고 있다.

단 한 사람도 누락되지 않도록 조사 인력을 보완하는 등 후속조치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제주4·3도의 경우 특별법 제정 이후 20년 이상 희생자·유족 신고접수와 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여순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에 더 속도를 내야 하겠다. 과거사를 바로잡고 온전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