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청렴도를 낮추는가

본사 부회장

2023년 02월 01일(수) 19:35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지난해 국가청렴도 조사 결과 한국이 180개국 중 31위로 나타나 역대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치부패의 만연 정도를 측정하는 ‘민주주의 지수’는 3년 만에 떨어졌다.

국제투명성기구가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국가청렴도 조사 결과는 국가별 공공·정치 부문에 존재하는 부패 수준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꼽힌다. 한국은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6년 연속 상승하고 있다. 2017년 51위, 2018년 45위, 2019년 39위, 2020년 33위, 2021년 32위, 2022년 31위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11월 미국 트레이스(협회)가 발표한 ‘뇌물위험 매트릭스’(BRM) 평가에서도 한국은 뇌물위험 수준이 ‘매우 낮음’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해당 평가는 경영인에 대한 뇌물 요구 가능성을 조사한 결과다.

유럽반부패국가역량연구센터(ERCAS)가 발표한 2021년 공공청렴지수(IPI) 평가 역시 한국은 114개국 중 18위, 아시아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자지단체의 청렴도도 좋을까?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26일 발표한 2022년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공직유관단체 등 569개 공공기관 대상 청렴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와 전남도는 모두 종합청렴도 2등급을 받았다. 2021년보다 한 등급씩 상승했으며 경남도, 경북도, 제주특별자치도와 함께 가장 높았다.

그러나 전남 시군 단위 기초단체들은 모두 종합청렴도 3등급 이하였다. 광양·목포·여수시는 3등급, 순천시는 4등급, 나주시는 가장 낮은 5등급이다. 곡성·담양·영광·장성·해남군은 2등급, 고흥·구례·신안·영암·완도·화순군은 3등급, 강진·무안·장흥·진도·함평군은 4등급이다.

광주 5개 자치구 가운데 남·동·북구는 2등급, 광산구는 3등급, 서구는 4등급으로 평가됐다. 광주시교육청은 3등급, 전남도교육청은 4등급으로 교육 행정에 대한 신뢰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역시 전남경찰청이 3등급, 광주경찰청 4등급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종합청렴도는 청렴체감도(60%·설문조사 결과), 청렴노력도(40%·정량 및 정성평가)를 가중 평균한 뒤 부패실태 감점(10%+α) 및 신뢰도 저해행위 감점을 반영한 결과다.

기초자치단체 공공기관의 도덕성 해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 것 같다. 청렴도가 예전보다 떨어지거나 항상 하위를 면치 못하는 지역 공직사회와 지역민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물론 권익위의 평가가 공직사회의 청렴도를 나타내는 절대수치는 아닐 터이지만 전국 다른 기관의 청렴도가 매년 개선되고 있는데도 전남도 기관중 나빠지거나 낮은 평가를 계속 받고 있다면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공공기관의 청렴도가 나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만족할 만큼은 안된다. 선진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공공의 청렴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방안 모색과 함께 투명풍토 조성이 절실해보인다.

공공기관의 청렴성은 권고 사항이 아니다. 공직사회의 청렴성은 기본이요 의무다. 공공부문 청렴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한 단계 끌어올려도 시원찮다. 공공부문의 예산은 단위도 작지 않고 시장독점의 특성상 잘못 집행될 때 뒤따를 악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에서는 청렴도가 여전히 하위권을 차지하는 자치단체를 잘 감시해야 한다. 업무의 특성을 감안해 청렴도 개선을 가로막는 현장업무 관행 등 구조적인 요인을 재점검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공공부문 내부의 의식이 확 바뀌지 않는다면 통제감시 시스템을 강화할 수밖에 없고 제도개선으로 예방해 나가야 한다.

적어도 부패경험률이 제로일 때까지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눈에 보이는 부패경험률을 떨어뜨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부에서 은밀히 행해지는 인사비리와 부당한 업무지시가 근절될 수 있도록 공정성 투명성 합리성이 담보될 수 있는 제도 마련에 시민사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약용선생은 ‘청렴은 공무원의 본무(本務)’라고 가르쳤다. 공공기관의 모든 성과는 지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그 신뢰의 씨앗은 기관의 청렴수준과 국민의 기대수준이 부합해야 발현할 수 있다. 간혹 공공기관을 방문해보면, ‘모든 공직자는 금품 향응을 받지 않습니다’, ‘청렴한 당신이 우리의 얼굴입니다’ 등 다양한 청렴 의지를 담은 문구를 모든 계단에 설치해놓은 곳도 있다. 공직사회의 관행적 부패를 척결하고 청렴도 향상과 청렴의식 함양을 위해서일 것이다.

매년 반복되고 있는 청렴도 발표를 접할 때마다 청렴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자체가 보다 강도 높은 개혁을 하지 않고서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청렴도 향상을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의식전환은 물론 시민들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부 공무원들의 불친절 관행으로 떨어져 버린 공무원 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청렴도 상승의 지름길임을 알아야 한다.

공직자에게 있어서 청렴(淸廉)은 그 어느 것 보다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공직에 임하는 자는 그 어떤 이권이나 청탁 등을 멀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에게 오해를 살만한 작은 행동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공직 청렴과 투명한 공직사회 조성의 지름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공공기관 등은 저마다 청렴성 제고를 위해 반부패 시스템 구축과 공직자의 교육강화 등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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