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당대회 앞두고 갈등 ‘점입가경’ 안철수 “尹 실망했다면 제 잘못” 한발 물러서 천하람 “간신배·권력 앞잡이 ‘윤핵관’ 퇴진해야” 대통령실 “대통령은 당에 의견개진 책임 있어” 김진수 기자

2023년 02월 06일(월) 20:22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일부 당대표 후보들 간의 갈등이 점입가경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권주자인 안철수 후보는 6일 오전 MBC 라디오에 나와 ‘안 후보를 향한 대통령실의 시선에 날이 서 있다’는 지적에 “사실은 정확하게 이해는 되지 않지만 제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더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실망하셨다면 그건 제가 충분히 제 의사 반영을, 전달을 제대로 잘 못 했다고 생각한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도 “지금 사실 대통령실에서 이렇게 당내 경선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정말 법적으로도 문제가 많고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이 전날 ‘안윤(안철수-윤석열) 연대라는 표현은 정말 잘못됐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선 “윤 대통령의 국정과제를 정말 충실하게 존중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그런 뜻이었는데 그걸 나쁜 표현이라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는 쓰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안윤연대’라고 저는 쓴 적이 없다. ‘윤안연대’라고는 썼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는 이른바 ‘윤핵관’ 표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그런 어감들이 있어서 저도 쓰지 않기로 했다”며 “제가 전혀 그런 의도가 없었고 (윤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실 줄도 사실은 제가 몰랐었다”고 해명했다.

안 후보와 달리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으로 당권에 도전하고 있는 천하람 후보는 ‘윤핵관’에 대한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천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주류를 가장 왜곡하고 오염시키고 있는 ‘윤핵관’들부터 일차적으로 퇴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천 후보는 “처음에는 익명 인터뷰를 하며 정국을 어지럽히고 대통령의 뜻을 왜곡하는 간신배들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지금은 당내에서 ‘줄 세우기’ 하는 사람, 권력의 앞잡이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준석, 안철수, 나경원, 유승민 정도면 저희 당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스타플레이어들이자 다음 대선 후보군인데 이런 사람들마저 자기들 마음에 안 들면 권력, 숫자, 주류의 힘으로 밀어내겠다는 게 정상적 행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는 “굉장히 기회주의적으로 간 보는 정치”라며 “안철수 의원이 과거에 새 정치의 흔적만 남은 구태 정치인이 이미 돼버렸다고 하는 아쉬움이 굉장히 든다”고 직격했다.

다만, 천 후보는 “그와 별개로 대통령실 개입은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안철수 의원에게 별의 순간을 억지로 만들어 주는 거 아닌가. 국민들은 싫어하는 권력자가 누구를 때려주면 (상대방 지지도가) 가장 빨리 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고 있다’는 일부 후보들의 주장은 사리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은 당의 중요한 1호 당원”이라며 “당무에 관한 의사 결정 시스템에서 당이 대통령 의견을 듣고, 대통령이 당에 의견을 개진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