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칼럼]장내 유익균을 잘 키우자 |
| 2023년 02월 07일(화)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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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체의 세포수가 약 70조개라고 하는데 장내 미생물의 숫자는 이 체세포 숫자 보다 약 10배는 더 많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 인체의 주인이 나의 체세포인가? 아니면 내 창자 속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인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이 부분은 차분히 깊게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 인간은 죽을 때까지 먹다가 죽는다. 인간의 본능이라고 하는 식욕, 성욕, 권력욕, 수면욕 중에서도 죽기 직전까지 가장 오랫동안 남아있는 본능이 바로 식욕이다. 이 식욕마저 없어져 버린다면 죽을 수 밖에 없다. 여명이 얼마 남지않은 마지막 순간에는 콧줄까지 꼽고서 일부러라도 음식을 위로 넣어준다. 맛도 모르고 말이다. 과연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나? 싶을 정도로 우리의 생존은 먹는 것에 의존돼 있다.
그렇게 하루 세끼를 꼬박 꼬박 먹으면 이 음식물들이 위, 소장, 대장을 거치면서 결국 똥이 돼 우리 몸 밖으로 버려진다. 그런데 이 소화기관, 창자 속에는 우리 몸의 체세포 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미생물들이 살고있다는 이 사실~! 너무나 너무나 중요한 내용이다. 이 미생물들, 장내세균들이 무슨 일을 할까? 이 미생물들 중에 우리 몸에 유익한 균은 유익균, 해로운 균은 유해균, 이것도 저것도 아닌 놈들은 중간균이라고 하는데 그 비율은 25:15:60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한다.
이 장내 미생물의 종류가 풍부할수록 건강한 장이 된다. 그리고 그 장내 미생물이 우리 인체의 장과 간, 근육, 뇌와 연결하는 물질 대사, 신호 전달, 면역 반응 등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수많은 대사 기능을 조절한다고 한다. 행복 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 또한 5-10%만 뇌에 존재하며 90%는 소장 점막에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져 세로토닌 합성에 영향을 주는 장내세균은 제3의 장기로 취급해 활발히 연구 중에 있다.
입부터 항문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소화기관을 차분히 다시 살펴보면 이 공간이 우리의 체내(體內)일까? 체외(體外)일까? 위로는 입에서 식도의 상부 괄약근이 아래로는 항문 괄약근이 작동해 외부와 단절돼 있을 뿐이지 매일 먹고 싸면서 수시로 외부와 연결되는 열린 공간이 되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우리 인체의 외부 공간이라고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인체에서 소화기관은 나무의 뿌리와 같다고 보면된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하려면 그 뿌리를 잘 북돋아야 한다. 좋은 토양에 좋은 거름을 주면서 채광, 환기가 잘 되도록 해 주면 그 나무가 건강하게 잘 자라서 좋은 열매를 맺듯이 우리 인체의 뿌리는 소화기관이 되는 것이고 소화기관으로 넣어주는 각종 먹거리들은 나무 뿌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이나 똑같다. 그래서 필자는 전편에서 음식에 관해 한마디로 양보다 질이라고 얘기한 것이다. 이것 저것 입맛대로 아무거나 맛으로 대충 먹기보다는 적은 양이라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재료의 음식은 좋은 거름이 돼 뿌리를 잘 키우게 된다. 토양의 다양한 미생물들이 식물을 잘 자라게 하듯이 다양한 장내 세균들이 우리가 먹은 양질의 영양분 들을 듬뿍 받아들여 인체에 이로운 물질들을 많이 만들며, 우리의 체세포 또한 소화기관의 점막을 통해서 좋은 영양소들을 듬뿍 듬뿍 받아 들이게 되는 것이다. 장내 유익균을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고 하고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잇감을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라고 한다. 결국 프리바이오틱스는 건강에 이로운 유익한 장내 세균의 성장과 활동은 촉진하고 해로운 미생물의 성장과 활동은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올리고당류와 식이섬유가 여기에 속한다.
즉 장내 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유익균을 잘 길러야 하고 그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것들의 섭취를 잘 해야 하는데 그것은 식이섬유와 발효음식이 핵심이다.
장내 환경이 깨져서 유해균이 득세를 하게 되면 각종 장질환, 비만, 당뇨, 아토피와 같은 피부병, 노화, 알츠하이머병, 우울, 자폐, 암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우리가 죽을 때까지 함께하게 되는 장내 미생물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항암 체질로 만들고 음식 치료를 하는데 필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